북한의 연평도 기습 포격으로 미국이 놀란 가슴을 쓸어안았다.

25일(현지시간)은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다. 이번 주는 미국인들의 대이동이 시작돼 공항마다 고향을 찾아가는 인파들로 붐비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반도 위기상황이 전해져 미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북한은 미국의 경축일마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지난 12일 우라늄농축시설을 공개해 세계를 놀라게 한 것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진행하던 날이었다.G20을 앞두고 한국정부는 북한의 테러위협을 걱정했지만 미국의 유명 핵과학자를 불러 농축우라늄 핵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서방세계의 허를 찌른 충격요법이었다.

이처럼 북한은 미국과 관련된 날을 '거사일'로 정해 도발을 일삼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 4일 북한은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이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했던 그 시각 워싱턴의 백악관 인근에서는 독립선언문이 낭독되고 있었다.

2009년에도 역시 독립기념일을 택했다. 북한은 이날 강원도 원산 인근 기지에서 중거리 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 독립기념일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놀이에 북한은 '미사일 축포'로 대응한 것이다.

지난 2008년 8월 25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바로 그날 북한은 '핵불능화조치 중단'이라는 고강도 선언을 해 미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도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맞아 사전 면밀히 계산된 군사적 도발행위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향 방문으로 한창 들뜨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줘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은 미국을 벼랑끝으로 내몰아 핵보유국의 지위를 보장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 21일 밤 발사된 미국의 초대형 극비 첩보위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 정찰국(NRO)이 쏘아 올린 이 위성은 무게가 무려 8,000kg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NRO는 발사사실만 간략하게 밝혔을 뿐 위성에 실린 기기와 기능은 국가기밀사항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도발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북한 내 주요 핵시설과 기지를 정밀타격하기 위해 첩보위성을 발사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