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지식 폭발의 사회다. 교육교육의 중요성은 더해간다. 이에 따라 교육 선교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몽골국제대학은 전 과목 영어로 진행되는 강도 높은 수업 방식과 IM(International Business Management)을 시작으로,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technology and Food Science Department), Tesol, FD(Fashion Design) 학과를 개설하는 등 소외 뜨는 분야의 실용적인 학문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있어 몽골은 물론 시베리아 지역, 중국에까지 ‘가고 싶은 대학’으로 꼽히는 명문대로 자리잡고 있다.

몽골국제대학 권오문 총장은 “더 이상 숨어서 선교하겠다는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일수록 그 나라와 지역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하지 못하고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몽골 정부에서는 한국인이 대학을 만든다고 할 때 두 가지를 요청했는데 하나는 영어 수업이었고, 두 번째는 새로운 학문이었다. 지난 8년간 몽골정부의 요청에 충실히 응했고 더 나아가 미국 인증기관에서 정식으로 대학인가를 받아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능력 있는 인재를 길러낼 것”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지난 주 만난 권오문 총장은 짧지 않은 인터뷰 시간 동안 지칠 줄 몰랐다. 몽골에서 날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차적응도 버거운 하루 동안, 오전부터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쉴새 없이 풀어내는 몽골 이야기 속에는 몽골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가득 담고 있었다.

“1997년 9월에 몽골 어린이들을 모아 ‘밝은미래초중고등학교’를 시작했어요. 기독교 교육을 시키고 싶은데 기독교 색채가 옅은 것을 찾다 원동연 박사의 ‘5차원 학습법’을 접하게 됐어요. 몽골은 철저하게 종교와 교육이 분리된 나라여서, 교육 현장에서 종교적인 발언이나 교육이 금지돼 있어요. 원동연 박사님이 고령의 나이셨지만 몽골을 향한 비전에 공감하셔서 기꺼이 초대 총장을 4년간 역임하셨어요. 이후 총장직을 이어받아 ‘내려놓음’의 저자인 이용규 선교사(박사)와 함께 학교를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권 총장이 교육선교를 계획하지는 않았다. 27살에 선교사로 몽골 땅을 밟은 이후 30대 초반까지는 시베리아 110개 민족과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을 향한 비전을 품고 있었을 뿐이다. 그의 비전이 ‘교육’으로 물꼬를 튼 것은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을 가진 몽골 어린이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 복음의 씨앗을 조금씩이나마 심을 수 있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학을 계획할 당시 본인 조차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전 선교회를 섬기다 바로 선교지로 갔기 때문에 목회자도 아니고, 더군다나 박사도 아니고, 영어도 못했어요. 대학의 비전을 주셨을 당시 할 수 없다고 하나님 앞에 버티면서 꼭 제가 해야 한다면 땅을 주시던지 돈을 달라고 기도했죠. 정말 얼마 안돼 땅을 주셨어요. 그 땅을 받게 되니 솔직히 기분이 안 좋았죠, 진짜 하라는 사인이잖아요(웃음). 바닥부터 시작했어요. 주신 비전을 나누니 몇 명의 사람들이 모였어요. 근데 처음부터 화목했을까요? 아니에요. 처음 3년은 그 사람들을 바꾸려고 했는데,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나는 저들이 아니라 네가 바뀌면 좋겠다’ 하시는 거에요.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죠. 그래서 제 마음을 넓혀 주시기를, 통찰력을 주시기를 구했습니다.”

▲몽골국제대학 조감도.

그는 막막했다고 하지만 겸손한 표현이었다. 몽골국제대학은 2002년 9월 개교 당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본관동에서 100명의 학생으로 시작된 이후 현재 11개국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교수진이 60여명이고, 교수 1명당 학생은 13~15명 사이다. 학생들 구성도 다양해서 몽골, 러시아, 중국, 한국, 아프가니스탄 등 7개국 출신 600여명이 재학 중이며 35%인 외국인 학생 비율을 앞으로는 50%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대학졸업생의 98% 이상이 취업하고 있고, 30% 가량의 학생들은 장학금으로 유학을 떠난다. 겨울에는 한국과 중국, 미국으로 비전트립을 간다. 보는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비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입학도 어렵지만, 졸업은 더욱 쉽지 않다. 그만큼 대기업 스카우트 대상 상위에 몽골국제대학 학생들이 포함되는 이유다. 그래서 사립학교보다 비싼 국립학교 등록금보다도 배나 비싼 몽골국제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권오문 총장은 이번 미국 방문은 공식적으로 미국 대학과 자매결연 및 대학이 위치한 울란바토르 시 공무원 연계교육을 위한 조인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영어가 자유로운 한국인 1.5세, 2세들 가운데 같은 비전을 갖고 사역할 인재를 찾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인 1.5세, 2세들을 보면 늘 안타까움이 있어요. 자녀들 교육 때문에 1세들이 건너왔다고 하지만 아무리 자녀들이 의사 되고, 변호사 되고, 교수 되도 신앙을 잃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대학, 대학원까지 마쳤다면 선교지에서 1-2년 정도 보내면서 민족과 열방을 향한 섬김이 인생에 한번은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만 머물지 말고 받은 복을 나누는 리더십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십일조를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1세인 우리들이 바닥부터 만들어 왔다면, 유능한 1.5세, 2세들을 우리 학교 총장으로 세우는 것이 꿈입니다.”

그는 은퇴한 노인들도 선교지에서 할 일이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남은 인생은 연금으로 생활하면서 매달 교회에서 중보기도와 선교비후원 100-200불씩만 받으면, 여름에는 몽골에서 일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곳으로 돌아와 쉬면서 학생들에게 인생의 경험을 나누고 꼭 필요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녁 집회를 위해 총총히 일어서는 권오문 총장은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에서는 얼어 죽어도 몽골에서는 절대 얼어 죽지 않는다. 겨울이 추운 곳은 여름부터 준비하기 때문이다. 실내는 히터가 잘 갖춰져 있어 반팔입고 다닐 정도다(웃음). 떠오르는 학교, 몽골국제대학에 많은 관심 기울여 주시고 헌신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홈페이지 www.MIU.edu.mn
전화 976(국가번호)-91110222/91320336
이메일 kwonomoon@miu.edu.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