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닥친 후 극심한 경기 침체기를 지나면서 미국의 교회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남가주 최초의 대형교회로 자리매김한 수정교회가 최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수정교회의 이 같은 재정난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몇달 전 미국 기독교 월간지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발간하는 ‘State of Plate’에 따르면, 미국의 교회들이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8년 당시보다 2009년에 더 큰 폭으로 헌금이 감소해 행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교회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2008년에 비해 2009년에 헌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교인수가 100명에서 499명 사이인 교회 중 40%가 헌금감소를 보였다고 답했고, 교인수 100명 이하인 교회는 전체의 36%가 헌금감소를 경험했다.

1만명 이상의 성도 숫자를 가진 남가주 대표적인 '메가쳐치'인 수정교회 역시 어려운 재정난에 허덕이다 지난해 성탄절행사인 ‘성탄의 영광’ 프로그램을 위해 빚을 지면서부터 교회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것.

현 담임 쉴라 슐러 콜먼 목사는 수정교회 웹사이트에 남긴 글에서 “전례 없는 불경기로 인한 급격한 수입 감소로 정상적인 교회 운영이 어려운 상태이지만, 우린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이 문제를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콜먼 목사는 “1977년 예배당을 짓겠다고 했을 때도 다들 회의적이었지만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냈다”며 “1955년 창립한 이후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전했던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 전달될 것이며, 재정적인 어려움은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할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교회 창립자이자 대형교회로 일군 장본인인 로버트 슐러(84) 목사 역시 직접 나서서 교인들에게 교회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로버트 슐러 목사는 파산신청을 신청한 이래 처음 열린 24일 주일예배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교인들에게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혹 십일조를 내지 않는 성도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교회를 위해 십일조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에서도 담임 목회자가 직접 교회의 재정난을 호소하는 일은 드문 가운데, 슐러 목사의 이 같은 요청은 극심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교회를 살리고자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콜먼 목사는 로버트 슐러 목사의 장녀로 지난 2009년부터 담임목사로 사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