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회의 모델은 크게 한 지붕 두 가족 모델, 두 지붕 한 가족 모델, 독립 교회 모델, 이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현 한인교회들은 대부분 한 지붕 두 가족 모델로 한인교회 내 영어권(EM) 예배를 두는 교회 형태를 지니고 있다. 교회의 건강한 성장에 교회 모델과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력의 대소를 가늠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본지는 다양한 현 애틀랜타 2세 교회 및 EM의 교회 모델의 좋은 점과 사역 진행상황을 소개하고 부분적으로나마 롤모델이 될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2세 목회자 인터뷰를 시작했다.-편집자 주

▲제일장로교회 영어부 최영규 목사.
애틀랜타 제일장로교회(담임 서삼정 목사)에 시무하는 최영규 목사(영어부)를 만나 교회 모델과 바람직한 한인 2세 사역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5년 전 영어부가 없던 제일장로교회에 부임한 최 목사는 기존에 있던 유스그룹을 인도하기 시작, 3년 전부터 영어권 청년 대학부를 구별해 지도하고 있다. 현재 제일장로교회는 80여명의 영어권 대학부가 출석하고 있다. 5년 동안 영어권 목회자로 섬기면서,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 사역하고 있는 영어권 목회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현재 애틀랜타제일장로교회는 한인교회 내 영어권이 부속 사역기관으로 들어가 있는 한 지붕 두 가족 모델이다.

다문화권 2세에게는 다양한 교회 모델 필요

먼저 최 목사가 생각하는 건강한 한인교회 모델은 어떤 형태일까? 최 목사는 “바람직한 모델을 한 가지로 꼽아서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하면서 “독립교회, 넥스트도어처치, 한어권 내 영어권 등 다양한 모델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 이유는 한인 2세라고 해도 부모님과 같은 교회에 다니기 원하는 2세가 있을 수 있으며, 다민족교회를 원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문화적 다양성 속에 살아가는 2세들의 성향에 맞는 각양각색의 교회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잃어버린 장년 2세, 그러나 희망은 있다

지난 5년 간의 애틀랜타 지역 영어권 사역경험을 통해 직면한 도전이 있었는지 물어봤다. 그는 5년에서 10년 이상 교회를 다닌 아이들 조차 성경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목회자 중 한 사람으로 실망감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10년 정도 교회를 다녔던 청년에게 요한복음에 실린 예화 5개를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말하지 못한다”며 “그래서 성경공부를 통해 성경을 사랑하게 하고, 내면적 성숙을 도모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인성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영어권 청년부는 18세에서 25세가 지배적이다. 40대인 최 목사 또래의 한인 2세들은 대부분 백인교회에 다닌다고 한다. 현재 40대가 된 2세들이 자라날 당시 한인교회에는 영어권 사역이 존재하지 않았다. 존재했다 해도 미미했고 그마저도 영어가 부족한 한인 1세 유학생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된 신앙교육이 어려운 데다 한인교회의 정착 과정에서 성경과 일치되지 않는 다양한 분쟁과 깨어짐을 목도했던 바로 그 첫 세대다.

최 목사는 “저 또한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교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제가 자라난 세대는 교회에 대한 의미 자체를 인식시켜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저 또한 한인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이민교회의 2세 사역 목회자가 된 데에는 전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이 기반해 있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하나님께서 한인교회로 부르셨다고 고백하는 그는 “이 곳이 제가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잃어버린 세대, 4~50대 영어권 장년들의 한인교회 회귀는 중년 사역자의 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최 목사는 “지금 20대의 영어권을 제자화해 키워내고, 한인교회의 미래 주역으로 세워나가야 한다. 현재 한인교회의 영어부는 2세 한인교회의 새로운 롤모델이 되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초등부/유스/대학부로 나뉘지 않고 다 같이 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언어와 문화가 같기 때문에, 실제로 현재 20대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와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며 그 때를 위해 준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교육하고 있다”고 했다.

성경 모른 채 내몰리는 교회 봉사, 과연 바람직한가?

그렇다면 현재 20대로 한인교회 영어권에 출석하고 있는 2세들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2세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신앙적 성숙 없이 떠밀리듯 맡아지는 다양한 교회 활동으로 인한 탈진현상과 깨어진 가족으로 인해 오는 마음의 상처 등이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그는 “교회에 처음 온 6개월 간은 교회 봉사를 하지 않기를 권하고 그리스도인의 삶, 고난 등을 복음의 핵심을 가르치는 성경공부와 예배에 매진하도록 한다”고 했다. 내면 성숙과 성경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탓인지 최근 6개월 간 영어권 멤버의 수는 40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났다. 새롭게 들어오는 교인들은 타 교회에서 지나친 봉사활동으로 지쳐있던 이들이나 관계전도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한인교회에서 자라나는 2세 아이들이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로 최 목사는 “교회 이미지에 관한 나쁜 선입견(사교모임처럼 보이는 일부 한인교회), 사역자들의 잦은 이동으로 인한 배신감, 신앙적 성숙 없이 내몰린 교회 봉사활동, 깨어진 가정으로 인한 내면의 상처” 4가지 요소를 꼽았다.

이 중에서도 사역자의 잦은 이동을 보면, 보통 애틀랜타 2세 사역자들은 2~3년을 시무하다 다른 지역으로 사역지를 옮기는 풍토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5년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영어권을 섬기고 있는 최 목사는 “애틀랜타는 사역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아니라서 그만큼 2세 사역자 청빙이 척박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잦은 사역자의 이동으로 남겨진 아이들은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유스 목회자를 아예 상대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은 애틀랜타에서 가장 오래 사역하는 영어권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한 그는 이유에 대해 “이민교회는 어느 곳을 가도 동일한 문제와 도전(문화적, 언어적 차이)에 직면하게 되어있다. 문제는 그것을 대면해 나가는 사역자의 태도에 달려있다. 또 잦은 사역자의 이동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