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로잔 세계 복음화대회(Lausanne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가 17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소재 국제 컨벤션 센터(CTICC)에서 그 막을 올렸다. 3년여간의 준비 과정 끝에 마침내 개막한 이번 대회 공식 일정은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되며, 전세계 모든 대륙의 2백여 국가에서 총 4천여 교인들이 참여한다.

1974년 제1차, 1989년 제2차 대회의 역사적인 맥을 잇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고린도후서 5장 19절에서 가져온 ‘세상을 자기와 화목케 하시는 그리스도 안의 하나님(God in Christ, Reconciling the World to Himself)’으로, 오늘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전개되고 있는 세계와 선교 현장에서의 각종 현안들에 복음을 통한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로잔대회는 개최될 때마다 그 시대의 시급한 요구에 부응해 왔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1차 대회는 자유주의 진영의 선교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 등 선교의 불꽃이 꺼져가던 흐름 속에서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이들에 대한 전도를 교회의 최우선 과제로 재선언했으며,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로 갈라져 있던 교회들의 입장에 하나님의 선교는 복음전도와 사회참여가 함께하는 것이란 통합적인 선교의 패러다임을 가져왔다. 이후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차 대회는 이같은 1차 대회의 영향으로 이뤄진 선교의 성과를 기념하는 한편, 세계 복음화에 대한 헌신을 ‘이 세대 안에’ 이룰 것을 다짐하며, 개인의 구원에서 나아가 사회 모든 면에서의 그리스도의 궁극적 승리란 온전한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번 케이프타운 대회는 지난 21년간 변화되어 온 세계와 선교 환경의 도전들에 대해 복음 안에서의 해답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앞선 두 대회들의 큰 흐름을 이으면서도 계승·발전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대회 끝에 공식 채택될 케이프타운 문서는 앞선 두 대회의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과 마닐라 선언문(Manila Manifesto)에 이어 복음주의 선교를 정의하는 새로운 근거가 될 전망이다.

로잔위원회는 이번 대회에서 다루게 될 각종 현안들을 총 6개의 핵심 이슈로 정리해 이번 대회의 요일별 주제로 제시했다. 본회의가 진행되는 18일부터 23일까지의 기간 동안 참여자들은 매일 ‘진리(Truth)-다원주의화되고 세계화된 세계 속에서의 그리스도의 증거’, ‘화해(Reconciliation)-분열된 세계 속 그리스도의 평화 구축’, ‘세계의 종교(World Faiths)-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기’, ‘우선순위(Priorites)-이 세대 안의 세계 복음화라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 ‘통합(Integrity)-겸손과 통일, 단일성으로 그리스도의 교회를 하나로 모으기’, ‘협력(Partnership)-새로운 세계의 균형을 위해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협력하기’란 큰 주제 아래 논의를 이끌어가게 된다.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전한 더그 버드셀 로잔위원회 총재는 “세상과 자기를 화목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교는 우리의 대회의 주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의 관심사이자, 사명이며, 열정”이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를 이 자리에 하나로 모은 화해의 복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하나님이 행하실 일들에 대해 기대한다”며 “대회 기간 하나님께서 우리의 열정을 새롭게 해 주시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위임하신 사명을 이루기 위한 모든 필요한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 명예의장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 앙리 오롬비 대주교도 환영사를 통해서 “역사적인 이 자리에 참여하신 모든 교인들이 우리가 배울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남김 없이 나누고, 서로를 겸손함으로 섬김으로서 로잔의 정신을 성취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개막식에는 세계복음연맹(WEA) 제프 터니클리프 총재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가 참석해 축사를 전했으며, 1974년 로잔대회의 주축이 됐던 빌리 그래함 목사와 로잔언약과 마닐라 선언문 초안 작성자인 존 스토트 목사 역시 고령으로 인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축사를 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