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의 이야기 배경’을 살펴보면 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그 내용을 소개한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요한복음 7장 37절의 명절 끝날 곧 큰 날 (심핫 베잇 하쇼에바)부터 보는 것이 좋다.

명절 끝날 곧 큰 날 성전 뜰에서 예수님은 심핫 베잇 하쇼에바 의식이 있던 때에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말씀하셨다. 초막절 중요한 때에 성전 뜰에서 이렇게 전하신 예수님의 메시지는 절기를 지키기 위해 성전에 모인 많은 유대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이들은 선지자로, 또 어떤 이들은 메시아로 받아들인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이전보다 좀 더 강하게 반대하며 예수님의 메시아이심을 거부하고 ‘무리 중에서 . . . 그 중에는 예수님을 잡고자 하는 자들도 있었다 (7:44).’

7장 45절에 보면,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이미 7장 32절에 아랫사람들을 보내어 예수님을 체포해 오라고 했었는데, 그들이 빈 손으로 돌아온 것을 꾸짖었다. 그리고 7:53-8:3절의 말씀이다.

[다 각각 집으로 돌아가고 예수님은 감람산으로 가시니라
아침에 다시 성전으로 들어오시니 백성이 다 나아오는지라 앉으사 그들을 가르치시더니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

(Photo : )

요한복음에 기록된 내용대로 보면, 이 모든 사건은 같은 날 이루어졌다. 바로 이 것이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의 이야기’를 좀 더 진지하게 볼 수 있는 중요한 점이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유대인의 하루는 ‘해가 지면서 시작되어 다음날 해가 지기까지’ 그들에게 온전한 하루이다. 밤 12시를 기준으로 하루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가 지는 것을 기준으로 하루를 결정한다. 절기를 지키는 날은 특히 더욱 엄격하게 해가 지는 싯점을 적용한다. (사진은 예루살렘 Holy Land Hotel에, 1/50로 축소하여 만든 예수님 당시 예루살렘 모형이다)

초막절 끝날 큰 날, 곧 심핫 베잇 하쇼에바가 있던 때에 예수님께서 메시지를 전하셨던 시간은 밤을 보내고 새벽녁 동창이 밝은 후에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해가 진 직후에 성전 뜰에 서셔서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외치셨던 것이다. 그리고 밤 중이 되어 성전에 모인 사람들은 다 각각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절기 행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다음날 해가 지기까지 계속되었다. 백성들은 절기의 모든 행사를 마치고 그들이 왔던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었다. 아침에 되어 예수님은 다시 성전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여전히 계속되는 절기 마지막 행사를 위해 예루살렘에 남았던 백성들도 다시 성전으로 들어갔다. 예수님은 그들을 대상으로 천국의 복음을 전하신 것이다.

바로 그 때에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음행 중에 잡힌 여인을 성전으로 끌고 왔으며 그 여인을 많은 무리 가운데 세웠다. 그리고 말하였다.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Photo : )

지금 유대 종교인들은 중대한 잘못을 스스로 범하고 있다. 명절 끝날 큰 날에, 그것도 성전에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 자칫 상황이 악화되면, 다른 날과 구별된 거룩한 날로 지키는 명절 끝날에 부정한 한 여인을 무작정 성전으로 끌고 온 것도 문제였지만 그 여인을 성전에서 돌로 쳐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시의 상황에서 보면, 유대 종교인들이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행동했던 원인은 한가지이다. 8장 6절의 “예수님을 고소할 조건을 얻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악한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악한 자들이 꾸민 악행을 여기에서도 본다.

그러나 예수님은 악한 자들의 악한 꾀가 성사되지 못하도록, 음행한 여인을 무리 가운데 세웠던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 그리고 그곳에 모인 모든 무리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예수님은 사람들의 본성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나가고 오직 예수와 그 가운데 섰던 여자만 남았다.’ 여인을 예수님께 고소했던 유대 종교인들에게 한 톨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어 비극은 빗겨갔던 것이다. 냉혈한 같은 유대 종교인들에게 한 톨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었던 것은 그곳이 성전 뜰이었기에 가능했고 초막절 절기의 마지막 날, 곧 명절 끝날 큰 날이었기에 그들은 더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사진은 헤롯 성전과 성전 뜰 모습이다)

이민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소란스런 이야기를 들은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교회에서, 다른 날도 아닌 주일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향하여 하나님은 결코 ‘죄 없다’하지 않으신다. 이 사건은 비록 2천년 전에 일어났지만, 많은 이민교회가 주목할 이야기라 나는 생각한다.

.

이주섭 목사(멤피스장로교회)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