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0년 한국전쟁 때 고아와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 시작돼 전세계 가장 많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NGO로 성장한 월드비전이 11일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설립자 밥 파어스 목사는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한경직 목사와 함께 피난민 구호사업을 시작했고, 전쟁 고아들의 비참한 상황을 영화로 찍어 미국에서 모금 운동을 펼쳤다.

이렇게 시작된 구호 사업은 일시적 구호를 넘어 고아와 미망인들을 위한 모자원을 지원하고, 해외 후원자와 국내 아동의 결연을 통한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1970년대에는 사회에서 차별받던 음성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6곳의 정착촌을 선정해 한센병 퇴치에 크게 기여했다. 1980년대에는 산업화로 가정해체가 증가하면서 시설 아동들을 지원하고, 예방 차원에서 가정·지역 개발사업을 전개했다.

1991년, 월드비전 한국은 지난 40년간 해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아동들을 돕던 시스템을 드디어 마무리했다. 월드비전은 국내와 세계 이웃들을 우리 힘으로 돕기 위해 ‘사랑의 빵’ 저금통 캠페인을 벌였다. 빵 모양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빵 저금통 운동은 한국 최초의 모금 저금통이자, 지금 활성화된 나눔 문화의 효시다.

월드비전은 1994년 국내 최초로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을 시작했고, 4개 지역에서 씨감자 생산시설을 지원하고 농업기술 협력을 위한 농업과학심포지엄을 실시 중이다.

수혜국을 탈출한지 10년만인 지난 2001년에는 국제구호팀을 신설, 해외긴급구호 상황 발생시 보다 전문적이고 지속적으로 돕는 시스템을 갖췄다. 2000년대에는 아동권리 보호와 증진을 위한 아동권리사업을 시작했고, 세계시민교육에도 앞장섰다.

현재 월드비전은 전세계 1백개국에서 1억명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구호·개발·옹호 사업을 진행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 구호개발기구로 자리매김했다. 후원자들도 매년 증가해 현재 40만여명의 정기 후원자가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박종삼 월드비전 회장은 “60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싹튼 씨앗이 잘 성장해 이렇게 환갑을 맞고 받은 사랑을 세계에 돌려줄 수 있게 된 것은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을 쏟아준 후원자들 덕분”이라며 “긴 역사와 전문성을 지닌 선구자적 NGO인 월드비전은 단순히 후원자 수를 늘리는 데 목표를 두지 않고, 지구촌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국민들이 세계시민으로서 책임감을 잘 실천하도록 손과 발이 되겠다”고 전했다.

월드비전은 11일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 기념식을 연다. 기념식에는 캐빈 젠킨스 월드비전 국제총재와 설립자의 딸인 마릴리 던커 피어스 여사, 월드비전 한국 2대 회장이었던 말린 엘 넬슨 씨가 방한해 축하인사를 전한다. 또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축하영상을 전해왔고,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 수석비서관이 축사를 낭독한다.

이외에도 월드비전과 함께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한 기업과 언론사 등을 초청해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또 대한민국 나눔대사 1호로 지난 1992년부터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중인 배우 김혜자 씨가 참석해 특별상을 수상한다. 기념식 후에는 현재 전국 11개 지역에서 운영중인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에서 결식아동들을 위해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식사를 함께한다.

앞선 9일에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홍보대사들을 초청해 나눔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유대를 가지는 후원감사의 밤 ‘2010 월드비전 패밀리데이’ 행사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됐다.

홍보대사인 가수 겸 탤런트 박정아 씨 사회로 진행된 패밀리데이 행사는 월드비전의 과거, 나눔의 현재, 희망의 미래 등 3부로 구성됐으며, 가수 이기찬, 하림, 소울스트링스 등 후원자 가수들이 재능나눔으로 공연을 펼쳤다. 또 탈삼진이 나올 때마다 기부하고 있는 김광현 야구선수(SK)와 월드비전 홍보대사인 배우 지진희·한혜진 씨는 토크쇼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사랑의 빵>,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등의 책을 펴내며 지난 1992년부터 나눔대사로 활동해온 김혜자 친선대사가 현장에서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