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메이저리그포수 최현(미국명:행크 콘거)이 숨 가빴던 2010시즌을 마쳤다.

최현은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포수 겸 7번타자로 출장, 4타수 무안타, 2삼진 등을 기록했고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6-2로 승리,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실상 별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이미 시즌 82패를 찍은 에인절스는 이날 이기든 지든 지난 2003년(77승85패) 이후 7년만의 루징시즌(5할승률 이하)이 확정돼 있었다.

비록 이날 이기면서 80승(82패) 고지를 점령했지만 정확히 5할(81승81패)을 마크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밀려 역시 2003년 이후 7년 만에 지구3위로 밀려났다.

당장 내년부터 팀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 유망주 최현은 마지막 경기에서 또 한 번 감독의 배려로 선발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무안타에 그친 최현은 생애 첫 멀티히트가 폭발했던 9월2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2타수 2안타, 1볼넷) 이후 4경기연속 무안타의 부진으로 시즌을 끝냈다. 이 기간 8타수 무안타에 그쳐 시즌타율이 0.172로 떨어졌다.

9월 중순 메이저리그로 전격 승격된 22살의 루키 최현은 13경기, 29타수 5안타, 0.172, 5타점, 2득점, 5볼넷, 9삼진, 홈런없이 2루타 1개, 3루타 1개 등으로 생애 첫 빅리그 시즌을 마쳤다.

대개의 경우 9월에 깜짝 승격한 타자 유망주는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 마이너리그와는 차원이 다른 투수들을 처음 상대해보기 때문에 뛰어난 성적이 나기 어렵다.

따라서 최현의 짧은 첫 시즌경험은 큰 보약이자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무엇보다 1루수로의 전향설을 뿌리치고 포수로서 롱런할 눈도장을 받았다는 게 만족스럽다.

최현은 출전한 13경기 중 9경기를 모두 선발포수로 출장, 감독이자 대선배포수인 마이크 소시아의 충분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최현은 내년 3월 스프링캠프만 잘 견딘다면 다음 시즌 에인절스의 풀타임 안방마님을 꿰찰 가능성이 높다. 한편 최현은 빅리그 승격 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0.300, 11홈런, 49타점 등의 뛰어난 성적을 남긴 특급포수 유망주다.

정재호 기자, kemp@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