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미군 철수가 이뤄지고 있는 데 따라서 기독교를 비롯한 현지 소수종교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 기도가 요청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지난 7년 5개월 간 지속되어 온 미군의 전투 임무가 종료됐음을 선언하고, 최대 17만에까지 이르렀던 병력을 5만 규모로 축소시키는 철군 계획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선이 마무리된지 약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연립정부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정국 혼란을 틈탄 종파 분쟁이 심각한 이라크 상황을 고려할 때 철군은 무리한 계획이라는 전문가들 관측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들도 이른 철군이 이라크 내 소수종교인들의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시각을 표시했다.

오픈도어즈 미국 칼 모엘러 대표는 “이라크의 상황이 지금 매우 나쁘다”며 이 시기 철군은 “혼란 가운데 이 나라를 버려두는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로 인해 각종 종파 분쟁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소수종교인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소수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은 이 나라에서 늘어나고 있는 폭력과 이슬람과의 갈등으로 인해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난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이대로 가다가 이라크에서 기독교가 소멸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래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이라크에서는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증가, 현지 기독교인 절반 이상이 인근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군 철수에 따른 불안은 소수종교인뿐 아니라 이라크인 다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정부 구성 협상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저항세력의 공격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이라크 군경찰 당국의 국가 보안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대다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