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규모 극우 교회가 9.11 테러 9주년을 맞아 계획했던 코란 소각 사건으로 촉발된 종교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주요 이슬람 국가에서는 미국을 비난하는 무슬림들의 반발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11 테러 추모식은 끝났지만 테리 존스 목사가 촉발한 ‘코란 화형식’의 후폭풍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무슬림 분리주의 반정부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4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했다. 신문은 “테리 존스 목사의 코란 소동이 반정부시위대를 자극해 교회와 경찰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 유혈사태는 이 지역에서 20여년째 지속된 분리독립 시위와 달리 코란 훼손 행위에 대한 반발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반미, 반기독교 시위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12일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해 2명이 사망했다.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미시위를 벌였고, 정부 청사로 진입하려는 이들에게 경찰이 발포했다.

◇이란 종교지도자, 코란 모욕자 살해 위협

이슬람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13일 '그랜드 아야톨라'로 불리는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2명은 코란 소각 계획을 언급하면서 "의심할 여지도 없이 코란을 모욕한 자들을 죽여야 한다"고 비난하며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내놓아 코란 훼손 행위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들이 내놓은 파트와에 공격대상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았다.

또한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도 코란 소각은 ’전례 없는 범죄’라고 비난하며 이번 계획에 미국 정부가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정부가 야만적인 행동에 대한 지원을 그만두지 않으면 전세계 무슬림들로부터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