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나 식당에 가면 누가 손님인지 분명합니다. 대접받는 사람이 손님입니다. 가게 주인이나 종업원은 카운터에 있거나, 커피나 음식을 나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손님은 그저 가만히 있다가 커피나 마시고 음식을 먹고는 치우지도 않고 갑니다. 당연히 치우는 것은 주인의 몫입니다. 가게가 지저분하다고해서 손님이 치우는 법이 없습니다. 장사가 안된다고 걱정하는 법도 없습니다. 손님이 음식을 나르지 않는다고, 치우지 않는다고, 장사안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인은 서운해하지 않습니다. 그건 모두 주인의 몫입니다. 주인은 당연하게 여깁니다. 대접받는 것은 손님이요, 주인은 대접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교회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되시므로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나, 그 자녀된 우리 성도들은 교회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주인의식과 주인을 혼동해서는 큰일입니다. 주인은 예수님뿐이지만, 성도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교회를 사랑하고 하나님나라를 받들어야 마땅한 것입니다. 성도가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바로 섬김입니다. 식당에서는 주인이 손님을 섬기듯이, 교회에서는 성도들이 모든 사람들을 서로 섬겨야 합니다. 그것이 성도가 가져야 할 주인의식입니다.

저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역사극은 즐겨서 보는 편입니다. 몇 달전에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본적이 있습니다. 선덕여왕은 왕족출신인 ‘성골’이고, 선덕여왕의 반대편에 있는 미실이라는 여인은 귀족출신인 ‘진골’입니다. 진골은 왕이 될 수 없지만, 미실이라는 여인은 신라의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드는 여인입니다. 그런 미실에게서 왕권을 회복하는 것이 선덕여왕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선덕여왕이 미실에게 질문합니다. “당신같이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신라를 다스리고 있는데, 왜 신라는 발전하지 않고 있는 겁니까 ?” 그 후에 다시 선덕여왕이 미실에게 와서 말합니다. “나는 왜 당신같이 유능한 사람이 신라를 다스리는데도 신라가 발전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오늘 알았습니다. 당신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백성의 안위와 이익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겁니다.” 일침을 놓습니다. 저는 그 대사에 무척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야기인즉슨 미실이라는 여인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면, 정말 신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나라를 먼저 생각할텐데, 미실은 그저 권력에만 눈이 어두워 있다는, 자기 욕심에만 사로잡혀 있는 손님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성도가 교회의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겠습니까 ? 자신의 욕심과 이익보다는 교회와 하나님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앞서는 사람은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교회에 휴지가 떨어져 있고, 지저분한 곳이 있을때, “교회가 왜 이리 지저분해 ? 청소 누가한거야?” 따지기부터 하는 사람은 분명 교회의 주인의식을 가진사람이 아닙니다. 손님의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은 조용히 휴지를 줍습니다. 조용히 빗자루를 가지고 와서 청소를 합니다. 누가 보든지 말던지, 알아주든지 말던지 상관없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청소하는 일은 교회청소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교회는 왜 이리 사랑이 없어?”서슴치 않고 이런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손님의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은 그저 어떻게 하면 사랑하고 섬길까를 늘 생각하고, 내 주위에, 구역과 셀모임안에서부터 사랑을 나눕니다.

몇 달전에 딸의 헤어컷을 하러 미용실에 같이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교회의 성도님인지, 온 미용실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교회를 성토하고 목사님 흉을 보는데, 너무 민망하게 등에서 식은땀이 다 났습니다. 제 딸이 그때 “우리 아빠도 목사님인데”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그랬으면 저뿐 아니라, 교회를 성토하던 분도 얼마나 민망해했을까 아찔합니다. 죄송하지만, 세상에서 교회를 흉보는 일은 손님이나 하는 일입니다.

세상의 비웃음에 반성하고 조심해야 할 몫은 주인의식을 가진 성도의 몫이지만, 교회를 비판하는 일에 성도가 열을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므로 철저히 섬기기만 합니다. 교회를 판단하고 성도를 판단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잊지 마십시오. 대접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손님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왜 예수님이 온 세상의 구주이신줄 아십니까 ?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예수님은 어디서고 누구에게나 섬김받으셔야 마땅한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세상을 섬기고 제자들을 섬기셨습니다. 예수님은 겸손의 왕으로 섬김을 받기위해 오지 않으시고 섬기러 오셨습니다. 죽기까지 섬기셨습니다. 낮아지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진정 사랑의 왕일뿐 아니라, 진정한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이제 주님께로부터 교회의 열쇠를 받은 성도들은 선한 청지기로서 철저히 섬기고 낮아져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