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장로회애틀랜타중앙교회(담임 한병철 목사)에서 열린 부흥사경회는 ‘새롭게 열리는 성경의 세계’를 체험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멤피스장로교회 이주섭 목사를 초청해 열린 이번 부흥회에서 그는 ‘성경이 기록된 땅’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던 사람, 다윗’ ‘갈릴리에서 시작된 예수님의 사역’ ‘예루살렘에서 완성된 예수님의 사역’을 소 주제로 말씀을 이어갔다.

여느 부흥회와 달리 지리학적, 고고학적, 언어학적 관점에서 세밀하게 다뤄진 성경 이야기는 오랜신앙생활에도 풀리지 않던 의문들, 문자 자체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또한 몇 번이고 읽었던 성경 구절이지만 기록될 당시의 정황을 통해 들여다 볼 때의 깊이 있는 이해 등 매 시간마다 성도들은 몇 번이고 ‘아하 그랬구나!’라는 감탄사를 절로 내뱉었다.

이주섭 목사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공부했으며, 예루살렘대학과 히브리대학에서 10여 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다. 무엇보다 그는 책상 앞에서만 연구한 것이 아니라, 4X4 지프를 이용해 이스라엘 현지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성경이 기록된 땅을 직접 보리라
신학을 공부하면서 성경이 기록된 땅에 대한 관심이 컸던 이주섭 목사는 성경을 글로만 읽어서는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신학대학원 1학년 당시 히브리어를 공부하던 그는 실제 히브리 사람들의 발음이 어떨까 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 해 여름방학 기간 기도원에 올라 성경을 읽으면서 그의 가슴을 친 구절이 모두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사역하신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갈릴리 호수와 디베랴, 게네사레 무엇이 다른 것일까 라는 생각에 그 현장을 직접 보겠다는 결심으로 1989년 12월 이스라엘을 밟았다.

“여러분들이 보는 성경은 문자로 기록됐습니다. 이를 읽고 믿음을 가지시면 옛날 엘리야 선지자에게 말씀하신 그 하나님께서 동일한 감동으로 여러분을 이끄십니다. 저는 목사로서 다른 것은 부족해도 성경은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1992년 이스라엘로 떠나 2003년 미국에 오기까지 10년 가량을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성경은 한국 사람이 한글로 한국에서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다른 인종이 기록했기 때문에 문자로만 성경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성경이 기록된 땅’을 살아보니 그곳은 ‘작지만 다양한 지역’입니다.”

남북 150마일, 동서 길어야 70마일 밖에 안 되는 그곳
이주섭 목사는 이스라엘의 크기와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단에서 브엘세바에 이르는 북남의길이는 150마일 가량, 지중해부터 사막에 이르는 동서길이는 길어야 70마일에 불과하며, 서쪽은 지중해, 동쪽은 사막이 있어 마치 두 손을 포갠 것처럼 바다의 영향과 사막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곳이 이스라엘이다. 역사적으로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면 바다의 영향을 받아 풍족하게 됐고, 불순종 하면 사막의 영향을 받아 황폐하게 됐다. 또 예루살렘 성이 있던 곳은 해발 800미터 가량의 고지대로 해발 200미터 보다 더 아래에 위치한 갈릴리 호수나 요단강에서 식수를 끌어다 대기는 불가능했다. 결론적으로 이스라엘은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비, 하나님의 은총과 돌보심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아모스서 4장 6-7절을 보면 ‘또 추수하기 석 달 전에 내가 너희에게 비를 멈추게 하여 어떤 성읍에는 내리고 어떤 성읍에는 내리지 않게 하였더니 땅 한 부분은 비를 얻고 한 부분은 비를 얻지 못하여 말랐으매’라는 말씀이 있다. 당시 상황 가운데 읽어보자. 이스라엘은 우기와 건기가 있는데 우기는 10월부터 4월경까지, 건기는 4월부터 10월까지다. 건기는 전혀 비가 오지 않는 시기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성경에 나오는 이른 비는 10월 초에 내리는 비로 대지를 적실 만큼 내리면 그제야 농사를 지을 토양이 마련된다. 그리고 추수는 4-5월경에 하는데, ‘추수하기 석 달 전’이라고 하면 1월경이다. 이때는 원래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시기로 이때 비가 오지 않으면 죽던지 피난을 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하나님께서 불순종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때 비를 멈추실 것이라 하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비를 내리실 것이라고 하셨다. 실제 이사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당시 북 이스라엘은 패역했던 아합 왕 당시 3년 반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여호사밧 왕이 통치했던 남 유다는 그런 이야기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환경 가운데 이스라엘을 두시고 자신의 말씀에 순종하길 바라셨던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이주섭 목사는 하나님께 언약을 받은 아브라함이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요청했을 때 드리라고 했던 제사를 설명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두 사람간 언약을 세울 때 동물을 쪼개어 놓고 서로 지나가게 되는데, 둘 중 하나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쪼개진 동물처럼 될 것이라는 뜻이다.

아브라함이 쪼개 놓은 동물 사이에 횃불이 지나간 것은 하나님의 언약이 이처럼 신실하시다는 증명으로, 아브라함에게는 백 번의 설명보다 한 번의 이러한 제사의식이 더욱 신뢰가 갔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것 역시 당시 사람들의 문화와 습관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이주섭 목사는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이미 기록된 성경을 통해 우리 마음을 감동하셔서 자신의 뜻을 좇게 하신다. 성경을 사랑하고, 깊이 있게 읽고, 부지런히 배워서 그분의 뜻을 깨달아 가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한편, 이주섭 목사는 일년에 한 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해 그가 연구했던 성경의 배경을 다시 상기하고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이주섭 목사와 함께 성경의 생생한 배경을 돌아보려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많아 매년 3월, 이스라엘에서 성경을 강의하는 성경학습 여행도 진행하고 있다.
▲부흥회에 앞선 찬양(위), 꿈이있는여선교회의 특송(가운데), 칠판에 적어가며 설명하는 이주섭 목사(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