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한국 기독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달인가 봅니다. 1865년 9월 13일,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를 통하여 조선 땅에 처음으로 기독교 성경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약 1년 후인 1866년 9월 5일 토마스 선교사는 27세의 나이로 대동강변에서 무자비하게 찌르는 조선 군인에게 성경을 건네주며 순교했습니다. 그리하여 조선 땅에 최초의 기독교 순교의 피가 뿌려졌습니다. 토마스 선교사는 자신의 생명 뿐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 및 아기의 생명까지 순교의 제물로 중국 땅에 드려진 바 있습니다. 토마스의 아내, 캐롤라인 고드프리는 영국의 갑부 고드프리가의 외동딸로 참으로 순결하고 아름다운 처녀였습니다. 결혼 4개월, 임신한 몸으로 남편을 따라, 두말없이 중국행 배에 오르지만, 환경적 변화와 동료 선교사의 죽음등에 따른 여러 가지 충격, 박테리아 감염으로 중국 생활 8개월 후에, 아기는 유산되고 본인도 29세의 꽃다운 나이에 생명을 잃습니다.

한편 한국의 양화진이라는 곳에는 500여명이 넘는 외국인 형제자매들의 무덤이 있는데, 그 가운데 많은 수가 복음을 위하여 이역만리를 건너와 순교한 자들입니다. 그 중 최초로 이곳에 묻힌 자가 선교사 헤론입니다. 그는 테네시 종합대학 의과대학 개교 이래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촉망받는 의학도였습니다. 졸업 전부터 모교에 교수로 재직해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조선 선교사가 될 것을 꿈꾸며 이를 거절합니다. 한국에 와서 활발한 의료선교를 펼치다 전염성 이질에 걸려 앓다가 33세의 나이에 숨을 거둡니다. 이렇게 하여 조선 땅에는 복음의 뿌리가 내려지게 되고 우리는 결코 갚을 수 없는 복음의 빚을 이 순결한 젊은이들에게 진 것입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 5만 4천 교회가 있는데 1만 2천 4백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고 합니다. 북미주에도 3500 개의 한인 교회가 있는데 6백여 명의 선교사가 파송되었다고 합니다. 이 놀라운 한국 기독교의 발전 뒤에는 생명을 다해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님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그 빚을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우리도 복음 전하기 위하여 희생을 결단할 뿐입니다.

이번 주간, 워싱톤 지역에서는 김종필 목사님을 모시고 교회협의회 주관으로 중보기도 컨퍼런스 및 부흥회가 열립니다. 김종필 목사님의 사역 역시 자원적 희생위에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역사임을 봅니다. 그 분은 가정을 희생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소명에 따라 사모님은 필리핀에서 연약한 몸으로 범상치 않은 사역을 감당하십니다. 김 목사님은 보스톤을 거점으로 하여 전 미국과 전 세계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온 세상에 임할 하나님 나라의 부흥을 위하여 열정적으로 말씀을 전하십니다. 이미 10년간 지구의 반대편에서 각자의 사역을 감당하시는 김종필 목사님과 사모님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희생 속에 확장되는 하나님 나라의 경륜을 새삼 실감합니다.

선교는 지역 교회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주님의 명령입니다. 몰트만 교수는 “교회는 선교 신학에서 출발해야한다" 고 지적합니다. 에밀 브루어는 불이 타오르듯 교회에는 선교의 열정이 타올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선교는 희생 없이 불가능합니다. 최초의 선교사로 하늘나라에서 지구로 파송을 받으신 예수님의 희생을 배우지 않고는 결코 온 세상을 구원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할 수 없지요.

우리 모두는 결코 갚을 수 없는 빚들을 지며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고백했던 바울처럼 (롬 1:14,15) 우리도 자신을 빚진 자로 여기며 때를 얻던지 못 얻던지 복음 전하는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