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데이비스 교수가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
지난 11일 9.11 테러 9주년을 맞은 미국은 여느 추모 해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바로 그라운드 제로 모스크 건립건과 함께 불거져 나온 코란 소각 소동으로 한차례의 긴장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새교회에서 열린 ‘Live Out Loud’ 신학세미나에서 강사 윌리엄 데이비스 교수(리폼드신학대학교)는 “코란을 태우는 발상은 기독교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로, 싸움은 싸움으로 대면하는 세상적 방식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기독교인들에게 찾아온다. 그러나 세상의 어리석은 방식이 아니라 우리는 기도와 섬김, 사랑으로 그들을 대해야 한다. 우리 자신의 의나 선행이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를 앞세우고 그들 앞에 서야 한다”고 말해 코란 소각 소동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세미나는 11일 오전 9시부터 4시까지 새교회에서 진행됐으며, 하나님의 존재 증명, 다원주의 사회 속 예수님을 전하는 방법 등 변증학적 강연이 주를 이뤘다. 영어권, 한어권 65명의 참석자가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데이비스 교수는 먼저 “변증학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한 비 기독교인들에게 이성적인 접근방법을 제시, 이성을 통해 믿음의 단계로 인도하기 위한 매개체 역할의 학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빈 마음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안에 있는 소망에 관하여 물어오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우리는 기독교인으로서 그들에게 설명해 줄 의무가 있다”고 변증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믿음에 대한 이성적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도 말했다. 마치 말을 물 가로 끌고 갈 수는 있으나 물을 마시게는 할 수 없는 것처럼…. 그는 “우리가 믿음을 변증할 때, 비 기독교인 보다 우리가 똑똑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만 우리는 그들이 눈 뜨지 못한 영적 세계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생활 속에서 예수님을 전하는 방법으로 “십자가의 은혜를 전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기독교인이라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다만 잘못을 한 경우 꼭 상대방에게 돌아가 용서를 구하고 화해하라. 그리고 우리의 죄가 예수님의 피로 인해 사해졌다고 말하라. 당신의 인성과 선함을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다만 죄를 덮는 무한한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 사람이 되라”고도 했다.

강연을 들은 빌리 박 목사(실로암교회 영어부)는 “믿음에 관한 철학적 접근 방식이 인상 깊었다”면서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믿음에 관한 이성적 질문들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 현재 기독교인이 직면하고 있는 세상의 도전에 관해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니 리(새교회) 씨는 “세미나를 통해 전도할 때 어떤 것을 말해야 할 지 명확해 졌다. 그냥 믿음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 보다 그들이 동의할 수 있는 구체적 이유를 제시해 줄 수 있는 정보를 얻어서 흥미로웠다”고 말하면서 “기독교인으로서 전도를 하기 보다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 다원주의가 나타나는 이유도 기독교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적기 때문에 타종교도 구원이 있다고 인정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