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발생 9년을 맞아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테리 존스 목사가 마침내 코란을 소각하는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존스 목사는 이날 NBC 방송의 ‘투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초 이날 오후 6시로 예정돼 있던 코란 소각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분명히 코란을 소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9.11 테러 9주년 기념일에 계획했었던 코란 소각 집회를 마침내 완전히 취소한다고 밝혔다.

무교단주의 극우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의 존스 목사는 그동안 9·11 테러 9주년을 맞아 11일에 코란 소각 집회를 열겠다고 밝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코란을 불태우겠다며 파문을 일으킨 존스 목사의 극단적 행동으로 인해 이슬람 과격세력의 보복테러를 우려한 미군 지휘관들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반미감정이 고조되면 아프간 등지의 미군들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란 소각은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의 생명을 위협하고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종교적으로 신성하다고 믿는 경전을 소각하는 것은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존스 목사는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 온 코란 소각 집회를 돌연 철회한다고 발표하고, 이는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립 추진중인 이슬람 사원을 다른 곳에 짓도록 설득하기 위해 11일 이슬람 성직자들과 가진 면담이 코란 소각 철회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측 플로리다 주 이맘 무하마드 무스리로부터 부지 이전 합의와 모스크 건립안을 주도하고 있는 뉴욕 이맘 페이잘 압둘 라우프와의 회동을 확약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앞서 존스 목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슬람 지도자들과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이슬람 사원의 부지 문제에 관해 합의가 이뤄져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슬람 지도자들이 합의 사실을 부인하자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혼란이 가중되어 가던 가운데, 10일 존스 목사는 역시 극우파 목회자인 인도 출신의 K.A. 폴 목사와의 면담을 통해 코란을 소각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나선 폴 목사는 “존스 목사가 집회를 철회했다는 것을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존스 목사의 아들인 루크도 “내일 코란 소각 집회는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그라운드 제로 인근 모스크 건립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한 앞으로도 코란 소각 집회가 완전히 없을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 경찰은 존스 목사의 신변이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경찰을 배치해 근접 경호를 실시하기로 했다. 레이 켈리 뉴욕경찰청장은 11일 “존스 목사의 신변 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경찰관들이 존스 목사를 만나 근접 경호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뉴욕에 머무는 동안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