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예살인으로 희생되는 여성 수가 2만 명에 이른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7일 보도했다. 이는 가장 최근에 이뤄진 유엔 발표 5천 명보다 4배나 많은 수다.

지난 10개월간 자체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한 신문은, 명예살인이 가장 극심한 지역으로 중동 지역을 꼽으며 그 가운데서도 이라크 쿠르드족 거주지역과 요르단 팔레스타인 난민지역, 파키스탄, 터키 등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타 지역보다 더 큰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명예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살해하는 행위로, 특히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형태가 지배적이며, 이슬람의 여성 차별적 교리 아래 생겨난 악습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현재 명예살인은 국제법상 금지된 범죄 행위로, 일부 이슬람 국가들에서도 국제사회 흐름에 따라 명예살인을 합법화하고 있는 기존의 법 제도를 개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지역 공동체 내에서 오래 뿌리 내린 악습이 쉽사리 사라지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이 2009년 유엔 인권보고서 발표 내용이다.

명예살인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족 내에서 이뤄지는 살인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 행위의 비인도성과 잔인성 때문이기도 하다. 신문은 명예살인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명예살인이 최악의 여성 인권 유린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터키에서 16세 소녀가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이유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의해 생매장되거나, 소말리아에서 13세 여아가 성폭행을 당한 후 오히려 간통을 저질렀단 혐의로 목 아래까지 매장 당한 채 투석형에 의해 희생되는 경우 등이다.

한편 이같은 명예살인의 최근 추세에 대해 요약하며 신문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서구에도 명예살인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명예살인이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명예살인이 주로 자행되고 있는 이슬람 외에도 힌두교에도 명예살인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며, 드물지만 기독교 사회에서도 비슷한 이유에서의 살인이 자행되고 있고 이를 명예살인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