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단다. 모든 사역자들, 오늘 점심은 다른데 약속하지 말고, 교회에서 드시도록 연락이 온 것이다. “무슨 날인가?” “집사님 생신이신가?” 모두들 의아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할 말을 잃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앞으로 암 제거 수술을 받으면, 당분간 목사님들 대접을 할 수 없어서 수술 받기 전에 점심을 손수 만들어 간단하게(?) 대접하고 싶으니 전혀 부담 갖지 말고 점심을 기다려 달라는 부탁이었다. 나는 그때 점심약속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고는 ‘이 점심은 먹어야 돼’ 하고 다른 약속을 취소했다.

막상 점심 때가 되니, 남편 집사님이 땀을 뻘뻘 흘리며, 뭔가를 들고 교회 안으로 들어오신다. 간단하게 준비한다고 하더니, 삼계탕에 여러 반찬을 준비해 오신 것이다. 사역자들 입에서 모두 탄성이 나오고, 집사님의 귀한 마음에 모두들 간절한 기도와 더불어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삼계탕 처음 먹어본다”는 감탄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올 때마다, 황송해 하는 집사님 내외분의 모습과 기뻐하시는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수술받기 전 마지막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가야하는데, 통증으로 너무 아파 진통제 주사를 맞고 교회 오셨다는 집사님! 한 번의 예배라도 최선을 다해 찬양하고, 말씀 받기를 원했던 집사님은 목이 아파도 “우리에게 소원이 하나있네...” 최선을 다해 찬양하셨단다. 수술 받기 전 마취주사를 맞을 때도 예배 중 받았던 말씀을 묵상하고, 은혜 받은 찬양을 2절까지 부르다가 마취 잠에 들었다 하신다. 처음에 암 진단을 받고, 너무 당황스럽고 창피해서 누구에게 기도해 달라는 얘기도 못하고 있다가,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하여 발가벗겨지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며, 기도제목을 나눌 담대함이 생겼다고 하신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신 일이 사역자들에게 건강 남아 있을 때 손수 식사대접 한 번 더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제 수술도 잘 받고, 퇴원하신 집사님은 성도들과 사역자들의 강력한 ‘삼계탕 기도’ 힘을 느끼며, 회복이 빠르다고 말씀하신다. 환자 되어 누워계신 분이 입만 열면 감사 감사 감사이다. 부족한 목사에게도 이런 성도를 주셔서 행복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절로 감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