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권오성 목사, 이하 NCCK) 제9회 에큐메니칼 아카데미 심포지엄이 26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에이레네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근 중국의 종교정책 이해와 기독교’를 주제로 열렸다. 심포지엄은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과 함께 대학에 종교학과 개설을 검토하는 등 종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에 한국교회와 신학교가 올바른 중국선교와 중국교회와의 연대를 넓히기 위한 올바른 정보와 방향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김병태 교수(배재대)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은 박영환 교수(한국선교신학회장)와 이근복 목사(선교훈련원장)의 인사말 이후 발제와 논찬이 이어졌다.

낙후된 연변 주민들, 기독교에서 ‘희망’ 발견

먼저 전신자 교수(연변대 사회학부)는 ‘연변에서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주제로 발제했다. 전 교수는 연변 지역에서 종교 인구가 늘고 있으며, 특히 기독교인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1985년 연변 지역 기독교인은 3,500명에 불과했으나, 5년만인 1990년 3배(11,990명)로 늘어났고, 1995년 32,500명, 2000년 36,758명, 2004년 38,694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2004년 현재 연변 지역 등록 종교활동 장소 257곳 중 기독교 장소가 222곳으로, 전체의 86.3%를 차지한다.

이같은 증가세에 대해 전 교수는 △중국의 개혁개방과 이데올로기의 다원화 △한중 수교와 인적교류 중흥 △연변 경제의 낙후성 등을 꼽았다. 전 교수는 “한국에서 무시당하고 인권조차 상실당했던 조선족들은 교회의 도움으로 일자리와 숙소를 해결하고 정신적 위안을 많이 받아 귀국 후에도 기독교에 대한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며 “다른 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연변 지역에서 기독교는 정신문화 생활의 중요한 진지와 약자들의 정신적인 의지처가 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연변 지역 대부분 성도들은 삶이 어려워서 기독교를 믿었고, 현재 생활에 대해 망설이거나 앞날이 보이지 않아 기독교를 믿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이들이 기독교인이 되는 주요 경로는 친척 방문 또는 돈벌이 때문에 한국을 찾아 교회를 접한 경우, 경제난으로 힘든 농민이나 실업자들이 탈출구로 교회를 찾는 경우, 옛날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닌 노인들의 경우, 유학 등으로 외국을 다녀온 일부 지식인들의 경우, 연변 지역 외국인 투자가·기업가들의 경우 등이다.

전 교수는 연변 지역에서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에 대해 “개혁개방 이후 기독교에 대한 생각이 과거의 편견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아직도 문화대혁명의 부정적 영향으로 종교의 소극적인 역할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짙고, 특히 정부에 대한 경계심이 많다”며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기독교 신앙이 많이 확대됐으며, 특히 젊은 계층은 기독교에 가입하면 인맥관계가 넓어져 취직이나 사업성취에 큰 도움이 된다는 동기 아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산당은 종교 이용해 지역 경제발전 도모”

중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중국 공산당은 종교문화의 긍정적 영향을 이용해 종교를 사회주의의 조화로운 사회 및 경제발전으로 인도한다”며 “특히 종교계와 해외 한민족 종교조직의 연계를 통해 지역 경제발전에 자금과 기술을 도입하고, 기업과 유대적인 역할로 지방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런 인식과 이해는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이해에서 다원적으로 발전하며 긍정적인 견해가 많아졌음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과거 반일 민족운동에 큰 기여를 했던 기독교가 우수한 역사·전통을 계승하고 사회 발전의 거울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제 종교신앙의 여하는 개개인의 자유 선택이 됐지만, 자기 이데올로기만 지키려 하지 말고 상대방도 존중하면서 다원적인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본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논찬을 맡은 류성민 교수(한신대 종교문화학과)는 “한중 관계나 한중 기독교의 연관에서 가장 깊은 역사적 연고지인 연변 지역은 한국 기독교의 일차 관심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나아가 한중 기독교의 향후 바람직한 관계를 위해서도 중국 기독교의 현실과 문제, 발전 추세를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기진옥 교수(북경중앙민족대)가 ‘중국의 종교정책’에 대해 발제했고, 함태경 박사(북경대)가 논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