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드비전이 신앙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임한 것과 관련, 기독교에 바탕을 두고 운영되고 있는 단체로서 신앙적 기준에 근거해 직원을 임용하고 해임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월드비전 전 직원인 실비아 스펜서, 테드 영버그, 비키 헐스는 임용 당시 월드비전의 신앙 선언과 핵심 가치, 사명 선언에 동의했지만, 이들의 신앙관이 월드비전의 신학적 입장과는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고,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2006년 해임됐다.

이들은 2007년 미국 월드비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원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 23일(현지 시각) 미국 제9 순회 항소법원은 2대 1로 항소를 기각하고, 판결문을 통해 미국 월드비전은 단체 내규에 명시되어 있는 월드비전의 창립 근거이자 운영 근거인 신앙적 원칙에 충실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마샤 버즌 판사는 월드비전이 사람들의 종교적 필요를 채워 주는 기독교 선교 활동이 아닌, 세속적 영역에서 인도주의에 바탕을 둔 구호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개인의 신앙과는 상관 없이 인사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비전의 신앙과 사명 선언은 단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에 의해 움직이며, 모든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증거로서 이 세계의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을 섬긴다’는 점을 밝혀 두고 있다. 현재 직원 수는 세계 1백여 국가에서 1억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