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가 요청되는 곳에 자동차들이 질주하지 못하도록 길에 턱(스피드 범프)을 만들어 놓곤 한다. 속도를 억지로 줄이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과속했다가는 사고 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턱을 한국말로는 과속방지턱이라 부른다. 흥미로운 것은 이 턱을 인도네시아 말로 폴리시띠두르(policie tiduru)라 하며, 그 의미는 ‘잠자는 경찰’이라는 뜻이다. 과속제어장치라고 문자적, 기계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딱딱한 어법보다는 풍자적이고 유머스럽기까지 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재치를 엿보는 듯하다.

왜 ‘잠자는 경찰’이라 명명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현지 선교사님도 힌트를 주셨는데, 경찰이 잠자고 있으니, 경찰 깨지 않도록 살살 가라는 의미라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또 한 가지의 이유는 경찰이 잠자는 듯 숨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인 것 같다. 우리가 길을 달리다가 앞에 경찰차가 있으면 거의 본능적으로 속력을 줄인다. 마찬가지로, 폴리시띠두르를 보면 경찰이 숨어서 스피드건을 쏘고 있다고 생각하고, 속도를 빨리 줄이라는 경고판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경찰이 보이나 안보이나 과속을 하지 말아야겠지만, 경찰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폴리시띠두르로 인하여 과속하지 못하듯이, 우리의 삶에도 과속질주하지 않도록 속도를 방지하는 턱이 있으니,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다. 영이신 하나님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살아있는 말씀으로 삼가고 제어하고 방지해야 한다.

청년이 무엇으로 그 행실을 깨끗케 하리이까, 주의 말씀을 따라 삼갈 것이니이다.(시 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