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 다수가 9.11 현장 인근에 모스크를 건립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현지 시각) 발표된 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 37%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서도 32%는 매우 강한 반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대로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될 이유가 없다고 한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한편 41%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특정한 견해를 표시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1,009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 백악관에 무슬림 지도자들을 초청해 가진 이프타(라마단 기간 하루의 금식을 마무리하며 저녁에 갖는 식사) 만찬에서 “이 나라의 무슬림들은 로워 맨하탄에 있는 그들의 사유지에 그들의 모스크를 세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는 미국이며, 종교 자유를 위한 우리의 헌신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모스크를 ‘어디든’ 세울 수 있는 무슬림들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보수층 반발이 거세게 일자 그는 자신의 발언이 건립안에 대한 구체적인 지지를 드러낸 것이라기보다는 종교 자유에 관한 일반적인 언급이었다고 해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미국민들은 그 이유로 대통령으로서 그가 9.11 테러로 숨진 3천여 명과 그 유가족들을 염두에 두고 말했어야 했으며, 높은 모스크 건립안 반대 여론을 고려했어야 했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민의 일부인 무슬림 국민들의 헌법상 권리를 확인해 줄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한 것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연설문 작성 담당자인 마이클 거슨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모스크 건립안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입장차가 뚜렷하게 구분되면서, 이번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