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천천히 가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늦게 가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방향이 잘못되면 결과는 너무나 비참합니다. 비행기의 방향이 잘못 되거나, 자동차의 방향이 잘못되면 빠른 속도만큼 위험과 어려움은 커집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사격결선 50m 소총 3자세에서 당시 1위였던 미국의 매튜 에몬스 선수는 마지막 1발을 자기 과녁이 아닌 남의 과녁에 명중시키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아쉽지만 남의 과녁에 명중시킨 것을 봐줄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리 속도가 빠르고, 다른 사람보다 빨리 가도 방향이 틀리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길은 약속과 목적지를 갖고 있습니다.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그 곳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가 두 눈이 뽑히고, 청동족쇄로 묶어 바벨론으로 끌려가고, 바벨론 왕에 의해 유대의 총독으로 세워진 그다랴가 이스마엘에 의해서 암살당하고, 정국이 혼란에 빠졌을 때, 가레아의 아들 요하난과 군대 장관들은 이스마엘을 처단하고 예레미야에게 와서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합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렘 42:3, 우리말성경). 요하난과 지도자들은 애굽으로 가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바벨론을 믿어야 하는지 정확한 방향을 못 잡아 예언자 예레미야에게 도움을 구한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에게 두 가지를 구합니다. “가야할 길과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참으로 바른 것을 구했습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무엇을 해야 할 지는 중요합니다. 방향이 틀리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답을 주십니다. 하나는 유대 땅을 떠나 애굽으로 가지 말라는 말씀이고, 또 하나는 바벨론 왕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세상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께 순종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요하난과 군대 장관들과 백성들은 하나님보다는 애굽을 의지하고, 말씀보다는 눈에 보이는 세상의 힘을 의지합니다.

A.W.토저의 “내 자아를 버려라”(규장)에 나오는 어떤 수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수탉은 곡식의 낟알을 찾기 위해 헛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땅을 긁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주인이 잃어버린 아주 큰 진주가 그 녀석의 발톱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은 그것을 옆으로 밀어놓고 곡식의 낟알을 계속 찾았습니다. 진주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그것은 엄청나게 귀한 것이지만, 수탉에게는 아무 가치가 없었던 것입니다. 밭에 감춰진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자기의 전 재산을 사서 그 밭을 사는 것은 그 밭 안에 감춰진 보화의 가치를 알기 때문입니다.

“가야할 길과 해야 할 일”을 구했지만 막상 그 길과 그 일은 거부했던 요하난과 유대사람들처럼 혹시 값지고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고 다른 것을 찾아 헤매고 있지는 않나 모르겠습니다. 우리 안에 감춰진 보화들,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만 보지 못했던 진주,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통찰력, 하나님을 의지하고 순종할 수 있는 믿음, 우리에게 필요한 기도제목들입니다.

한 주간, 가야할 길을 찾고,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축복의 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