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애니깽 한인후손회와 애니깽 한인후손 후원재단이 함께한 815 65주년 기념식 ⓒ박상미 기자


1905년 1,000여명의 한인들은 4년 정도만 일하면 금의환향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멕시코 유카탄(Yucatan) 반도의 용설란(Henequen:선인장류) 농장으로 이주했다. 말하자면 멕시코 이민 1세대들이다. 매일 노예처럼 혹사를 당하면서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돈을 모아 조국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 때문. 그러나 임금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조국은 일제의 손에 넘어가 그들이 돌아갈 고향, 내 나라 조국은 사라졌다. 속임수였다. 강제노역을 위해 노예로 팔려간 그들이었다. 그래도 좌절할 수 없었던 이유는 조국을 위해서였다. 그들은 어렵게 한푼 두푼 모아서 독립자금을 마련해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전달했다.

매년 3.1절과 8.15 광복절이 되면 멕시코에 사는 한인 후손들이 모여 이 날을 기념한다. 멕시코 이주 1세대로부터 3~5대까지 이어진 후손들의 생김새는 이미 멕시코인들을 많이 닮아있지만 3월 1일과 8월 15일이 무슨 날인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특별히 LA와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멕시코 티와나(Tijuana) 지역에는 약 3천여 명의 한인 후손들이 살고 있으며, 지난 8월 15일 티와나에 있는 한인회관(멕시코 한인회 회장 페르민 김 킹)에 모여 광복 6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멕시코 전통무용


이날은 사단법인 애니깽 한인후손 후원재단(이사장 백형권 목사)과 더불어 LA교역자협의회(회장 표세흥 목사), 글로벌선교태권도사관학교(회장 박인곤), 국제문화연합회(회장 이메리) 등이 후원함으로써 멕시코 애니깽 후손들과 미국의 한인 동포들이 최초로 광복절 연합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멕시코 한인후손 및 미국 동포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멕시코 전통춤과 한국의 전통 문화공연으로 뜻 깊은 시간을 보냈으며, 특별히 중남미 지역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태권도 시범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의 얼과 정신을 알려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태권도 시범을 위해 글로벌선교태권도사관학교 박인곤 회장(재미태권도협회)이 한국의 Eagles 시범단을 초청, 미국의 Eagles 시범단과 함께 태권도 시범을 보였으며,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페르민 김 킹 회장에게 대한민국 국기원에서 주는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인곤 회장이 이끈 Eagles 태권도 시범단의 태권도 시범.


페르민 김 회장은 “광복절 기념행사를 통하여 조상의 전통과 근본을 기억하고, 그것은 또한 국경과 경계가 없이 세계로 하나 되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며 “밝은 미래를 향해 한 민족으로 나아가자”고 축사를 전했다.

또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애니깽 한인후원재단 이사장 백형권 목사는 “여러분의 선조들은 일본의 압제만큼 힘들게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지만 후손들에게 조국의 얼을 심어주고 독립자금을 모아 독립투사에게 보낸 매우 훌륭한 애국지사”라며 “우리도 조국을 떠난 이민자들이지만 자랑스러운 조국을 바라보며 멕시코에서 또 미국에서 튼튼히 뿌리내리며 좋은 나무로 자라나기 바란다”고 전했다.

LA교역자협의회 표세흥 목사 또한 “많은 이민자들이 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조국의 광복을 위해서 가장 가난했던 멕시코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독립자금을 모아 후원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광복절 기념행사 후에는 220여개의 태극기와 한국을 소개하는 책자 등을 참석한 멕시코 후손들에게 전달했으며, 불고기 등 정성껏 준비한 한국음식을 나누며 65년 전 광복의 기쁨과 의미를 되새겼다.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페르민 김 회장과(가장 왼쪽) 박인곤 회장(가장 오른쪽), Eagles 태권도 시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