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섬을 방문하는 동안 하와이섬의 마우니케아라는 산 정상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마우니케아산은 해발 4205 미터의 높이의 화산암으로 구성된 산입니다. 만약 마우니케아산의 높이를 해저로부터 계산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에베레스트산보다도 더 높다고 합니다. 그 산꼭대기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었다는 천문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산 아래에는 온통 하얀 구름천지입니다. 구름의 바다를 관통하여 높이 치솟은 산정상과 맞닿은 하늘위에는 별과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하얀 보름달이 떠있었습니다. 하늘과 땅을 보기만 해도 정신이 아뜩해질 정도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는 광활한 장관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마우니케아산 정상은 살을 에는 듯 한 칼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차갑다 못해 살을 베는 듯 한 통증을 느끼게 만드는 한기가 머무는 곳이었습니다. 하와이는 아열대성 기후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시사철 따뜻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거주하는 분들은 일년 내내 얇고 가벼운 옷을 입습니다. 습도가 높은 편이라 아주 더울 때는 한증막과도 같은 기후가 엄습하기도 합니다. 무더운 평지에서 얇고 가벼운 옷을 입고 산에 올랐다가 호된 냉기라는 강적을 만난 것입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 모두 남극에서나 입을 듯 한 털외투를 입고, 손에는 두꺼운 장갑들을 끼고 있었습니다. 잠시 머물었던 마우니케아산 정상에서 산 아래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맛본 것입니다. 강한 추위에 정신이 아뜩해 졌습니다. 적막한 고요 속에서 차가운 바람소리가 휘잉 거리며, 몸을 날릴 듯 한 기세를 펼치고 있는 곳이 바로 마우니케아산 정상이었습니다.

마우니케아산을 내려오면서 깊은 상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가치를 위해서는 치러야 할 값이 분명히 있다’는 평범한 원리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하늘과 닿은 자리, 그래서 하늘위에 무수히 떠있는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자리... 일상의 삶을 이루어가는 평지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최고의 아름다움이 자리 잡은 곳... 그러나 그 자리에는 살을 도려내는 강한 바람의 도전이 있었습니다. 하늘과 닿은 그 자리는 온 세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이었지만, 평지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엄청난 추위를 맛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영광의 자리는 아무나 설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가치를 위해서 기꺼이 그 가치에 대한 값을 지불하려는 자세를 가진 자만이 설 수 있는 곳임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자리는 영광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그 영광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값을 지불하려는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누려야 할 영광을 시샘하는 도전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만약 영광의 길에 도사리고 있는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려 한다면 영광을 목도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우연히 누리는 영광은 없습니다. 영광의 자리에 공존하는 도전이라는 존재를 인정해야 합니다. ‘가치를 위해서는 치러야 할 값’을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