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당국에 의해 한인 2명이 종교법 위반 혐의로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리비아 현지의 종교 자유 현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리비아는 인구 97% 이상이 무슬림이고, 이에 비해 극히 소수인 3% 가량을 차지하는 타 종교인 가운데는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아 기독교 인구 중에는 콥틱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이 각각 6만여 명, 4만여 명으로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하며 그 외에 러시아 정교회, 세르비아 정교회, 그리스 정교회, 성공회 등이 있다. 최근에는 복음주의 교회들도 매우 적은 수지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교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러나 리비아에 타 종교에 서구 사회 수준의 관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비교적 온건 성향의 이슬람 국가로 알려져 오기는 했지만 이는 강경 이슬람 국가들에 비해 타 종교 탄압이 비교적 덜하다는 것을 의미할 뿐 종교 자유가 온전히 보장되어 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CC)의 이슬람 국가별 보고서는, “리비아에서 근 40년간 집권 중인 현 이슬람 사회주의 정권 아래서 종교의 자유는 허용되어 있지 않으며, 타 종교 뿐 아니라 반정부 성향의 이슬람 단체들까지도 감시와 제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혀 놓고 있다.

이 보고서는 리비아의 기독교 상황에 관해, 첫째로, 선교사의 입국은 물론 선교 활동이 금지되어 있으며, 둘째로, 무슬림이 타 종교로 개종하거나 타 종교인과 결혼하는 것 역시 금지되어 있으며, 셋째로, 교회의 건립은 당국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 통제되고 있으며, 넷째로, 기독교인들의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정보를 밝힐 수는 없지만 종교를 비롯해 양심의 문제로 수감되어 있는 양심수(prisoner of conscience)가 현지에서는 드문 것이 아니며, 개종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비밀리에 체포되는 일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동안 리비아에서 발생해 국제사회에 알려진 기독교 관련 사건들로는 1998년 리비아를 찾은 독일인이 종교적 메시지를 담은 인쇄물을 배포했다가 체포된 사건과, 2002년 수도 트리폴리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14명의 대학생이 체포된 사건 등이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09년 역시 개종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가혹한 고문을 받아 온 4명의 교인들이 국제사회 압력에 의해 풀려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끝으로 유엔 인권 선언에 명시된 신앙의 자유를 언급하면서, 현지 교인들의 안전을 위한 기도를 당부하고 있으며 반드시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자유 세계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라면 리비아의 소수 종교인들을 위한 인도주의적인 관심을 갖고 정의로운 행동에 나설 책임이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한인들에 대한 이번 리비아 당국의 조치는 위와 같은 종교적 상황 외에도 양국의 외교적 정황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것이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