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발생 3개월째로 접어들었으나 해결의 극적인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복음주의 교회들과 지도자들이 멕시코만을 위한 특별 기도의 날을 선포하고 기도의 힘을 모았다.

주일이었던 지난 18일 미국 전역의 복음주의 교회들과 교인들은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E)가 주최한 ‘멕시코 만을 위한 국가 기도의 날(National Day of Prayer for the Gulf)’에 참여해 원유 유출을 차단하는 과정과 이번 사고로 빚어진 막대한 환경오염과 경제적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기를 기도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20일 미 남부 루이지애나 주 인근 멕시코만 해상에서 작업 중이던 영국 석유회사 BP의 시추시설이 폭발하면서 빚어졌다. 미 정부는 현재까지 9천400만~1억8천400만 갤런의 원유가 멕시코만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출된 원유는 야생동물의 보고이자 해안 습지로 유명한 루이지애나 해안은 물론, 미시시피와 앨라배마 해안을 거쳐 플로리다 서부 해안 생태계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환경 오염뿐 아니라 어업과 관광을 위주로 살아가고 있는 이곳 주민들의 피해 역시 막대해, 경제적 손실이 6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6일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해 BP측이 설치한 차단돔이 성공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일단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미 정부는 오는 8월 초로 예정된 감압유정 굴착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감압유정의 완성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피해의 완전한 복구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시작된 BP측과 미국 정부측의 원유 유출 차단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되자, 멕시코만 인근 교회들은 현지 주민들과 함께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회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날 기도의 날 행사에도 NAE 소속 교회들과 함께 멕시코만 지역 교회들이 대거 참여했다.

NAE 회장 리스 앤더슨 목사(미네소타 주 우드데일처치) “미국은 국가적 도전에 마주할 때마다 기도의 힘으로 일어서 온 오랜 전통이 있다”며 “멕시코만 사태라는 또다른 국가적 도전 앞에서 우리 미국인들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께 의지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앤더슨 목사는 NAE 소속 교회들에 예배 때마다 멕시코만 사태를 위한 기도의 시간을 포함시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NAE 소속 교회로 참여한 플로리다 주 노스랜드처치의 조엘 헌터 목사 역시 “멕시코만의 생태계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삶의 회복을 위한 기도가 요청되고 있다”며 많은 교회들이 기도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멕시코만 인근 교회들과 연합해 기도회를 이끌어 온 복음주의환경네트워크(Evangelical Environmental Network) 회장 밋치 헤스콕스 목사는 “이곳 교인들은 절망적인 상황과 수많은 부정적인 예측들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문제들을 해결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