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한국과 미국이 아쉽게도 우루과이와 가나에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한국전을 성도님들과 함께 본당에서 보면서 열심히 응원했지만 게임은 이기고 결과는 패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하며 늘 아쉬움에 빠졌던 예전과는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세계무대에도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한 태극 전사들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16강을 목표로 했고, 그 목표를 이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월드컵을 위해서 2년 반 정도의 시간을 수고했다는 어느 분의 기사를 읽으면서 그렇게 긴 시간을 준비하고 가슴 졸이고, 긴장하며 애썼구나 하는 생각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월드컵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영광이나 우승이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받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역시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의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셨지만 그 땅을 취하기까지는 최선을 다해 정복을 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가나안의 땅은 거저 공짜로 주어지는 땅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아브라함에게 약속을 하고, 모세에게 보여주셨지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여리고 성을 돌고, 아이 성을 치기 위해 매복을 해야 하고, 남부 연합군을 무찌르기 위해 기적을 위한 기도를 하고, 북부의 맹주인 하솔을 치기위해서 밤을 새며 전진해야 하는 수고를 치러야 했습니다. 그렇게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을 이스라엘은 정복해갔습니다. 결코 쉽게 그냥 얻어진 땅이 아닙니다. 물론 하나님은 초자연적인 기적을 행하시기도 하고, 놀라운 능력을 베푸시기도 하셨지만 분명한 것은 공짜로 가나안을 이스라엘에게 주시지는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실수한 것 중에 기브온 족속과의 화친을 맺은 것이 있습니다. 성경은 이 실수가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하나님께 묻지 않은 것에 있다고 말합니다(수 9:14). 다시 말하면 눈에 보이는 이득과 판단과 실리가 하나님의 뜻이나 하나님의 마음보다 앞섰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기브온 족속과의 화친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역사하시고 도우시지만 이스라엘은 많은 고생과 올무를 갖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복음 외에는 공짜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대가를 치르게 되고, 대가를 요구합니다. 혹 내가 감당해야 되는 눈물과 땀과 피는 외면한 채, 영광만, 불로소득만 구하고 있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러시아 속담에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쥐덫에 놓여있는 치즈이니 공짜가 아니겠지요. 하나님의 공의는 심는 대로 거두는 법칙에 잘 나와 있습니다. 십자가의 사랑과 은혜는 그런 점에서 더욱 소중하고 귀한 선물입니다. 우리의 삶의 태도는 무엇을 하든지 충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수고와 땀을 흘리는 것, 거기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습니다. 전도서 9장 10절에는 “무엇이든지 네 손으로 할 만한 일을 찾으면 온 힘을 다해 하여라. 네가 가게 될 무덤 속에는 일도, 계획도, 지식도, 지혜도 없기 때문이다.”(우리말 성경)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온 힘을 다하는 것, 그것이 필요합니다.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도 역사하십니다. 움직이십니다.

중국의 고전 장자인지, 유대인의 탈무드인지 출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볼 내용인 것 같습니다. 한 주간 주님의 은혜 가운데 평안하시고 승리하십시오!

“어느 현명한 왕이 신하들에게 세상의 모든 지혜를 담은 책을 만들도록 명령했다. 신하들은 책을 뒤지고 현인들을 찾아 헤맨 끝에 모두 12권의 책을 만들었다. 왕은 백성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내용을 줄이라고 지시했다. 12권의 책이 줄고 줄어 마침내 한 권으로 요약됐다. 더 줄이라는 명령에 한 권의 책은 한 장에서 한 단락, 결국 한 문장으로 압축됐다. 세기의 지혜인 그 말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것을 받아본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