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의회에서 개종자들에 대한 처형을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된 이래로 기독교인들의 구금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기독교연대(CSW)에 따르면, 지난 주 이래로 아프간 당국은 20여 명의 기독교인들을 구금했으며,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서구 외국인들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비기독교인들까지도 심문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이달 초 아프간 하원 담당 부정무차관인 압둘 사타르 카와시가 개종한 기독교인들을 모두 공개처형해야 한다는 주장을 의회에서 내세운 데 이은 것이다. 아프간에서는 5월 말 텔레비전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침례를 받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해당 기독교인들을 적발해 반드시 사형을 집행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의 위협을 받다가 인근 국가인 소말리아로 대피한 150여 명의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이에 지난 주 전 세계 기독교계에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아프간에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프간 헌법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따라서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의 개종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로 다스려지고 있는 반면, 개종자를 살해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아프간 내에서 개종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서구 단체들이 현지인들의 개종을 부추기고 있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CSW는 밝혔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1천여 국제 단체들이 활동 중이며, 이들 대부분은 서구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이들 단체들 중 일부는 기독교 전파 혐의를 부과 받았다. 이처럼 아프간에서 기독교인들과 서구 출신 개인 및 단체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이 강화되고 있는 것에 CSW는 경계를 요청했다.

CSW는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아프간 기독교인들의 안전 확보를 촉구해 놓은 상황이다. 단체는 국제사회가 아프간 정부로 하여금 국제법에 명시된 인권 관련 조항을 따르도록 압력을 넣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