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훈련을 할 때 보면 훈련생 중에서는 목회를 경험하고 온 사람들이 여러 사람 있다. 부목사로 있었던 사람들은 담임목사를 섬겨 왔기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목회를 10여 년 이상 경험한 사람들은 선교사 체질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본다. 저들이 보여주는 특징은 늘 배우려는 자세보다는 지도하려는 자세, 섬기려는 자세보다는 섬김을 받으려는 자세,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하려는 자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선교사로서는 빵점이다. 물론 지도력에서 소위 '리더'는 '이끌고 나가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만 훌륭한 지도자가 되려면 피지도자가 될 줄도 알아야 한다. 특별히 선교사역에서는 지도자가 되기 전에 피지도자가 먼저 되어야 한다.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저들은 선교사 훈련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교회가 선교사를 훈련시켜야 된다는 말은 그러한 지도력의 측면보다는 섬기는 법, 대인관계, 영적 자세, 전도하는 법 등 우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좋은 특징을 몸에 배도록 해서 선교사역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영적 불모지에 뛰어 들어가는 일이다. 현지인들과의 오해와 불신이 닥쳤을 때 어떻게 겸손하게 처신할 것인가, 어떻게 낮은 자들을 섬길 것인가 등을 교회에서 배워 올 수 있다면 선교사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선교사들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는 기도하는 습관이다. 교회에는 새벽기도, 철야기도 등 기도의 분위기에서 자신도 모르게 기도 습관이 붙겠지만 초문화권에서는 선교사들의 기도가 마치 다니엘과 같이 이방 땅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없지 않아 있다. 또한 문화 충격으로 쉽게 게을러지고, 더위로 쉽게 피곤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스스로 설 수 있는 신앙적, 정신적 결단이 처음부터 습관화되지 않으면 기도에 게으른 선교사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면에서 선교사들을 따로 세우는 일과 함께 저들에게 영성이나 인격 면에서 기본 훈련을 시켜 준다면 본격적인 선교훈련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영성과 인격은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의 일을 책임질 줄 아는 인격, 정직성을 생명으로 하는 자세,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 등이 귀한 선교사의 자질이다. 이러한 인격과 자세를 갖추었다면 선교사역의 반은 성취하고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떤 훈련 책임자는 선교사 후보생들에게 매일 "사람이 먼저 되라."고 외쳤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기본 자세가 되지 않으면 타민족에게 보여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겠다. 교회는 이러한 일꾼을 세워 훈련적 차원에서 업무를 맡기는 일과 관찰을 통해 교회가 필요한 일꾼이 아니라 선교지에 필요한 일꾼을 만드는 작업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