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에 올라가 오랜만에 조용한 침묵 속에 책을 읽으며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좋은 내용들을 접할 때면 기쁘고 감격스러웠고, 묵상하며 기도할 때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교회를 향한 두 가지의 생각이 기도 가운데 떠나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전체적으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으며 그 변화가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간과하는 교회는 내부적으로 그만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윌리엄 이섬(William M Easum)은 이러한 변화를 산업 시대에서 지각 변동 시대로의 변화라는 말로 풀이했습니다. 20세기 중반부터 속도가 빨라지고 더 복잡해진 변화가 오늘날에는 혼란스럽고 따라가기 힘들 만큼 추진력을 가진 변화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의 변화는 뿌리 깊고, 광범위하고 복잡하며, 예측 불가능한 데다 전 지구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 현대에서 탈현대로의 거대한 변화의 조류는 교회와 성도가 피할 수 없는 엄청난 격변입니다.

마이크 레젤은 ‘교회의 죽음(The Death of Church)’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으로 규정되는 통제 불가능한 세상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회 지도자들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변화의 힘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힘들에 압도당하고 말 것이다.’라고 조언을 합니다. 그렇지만 변화를 위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대가를 지불하는 교회와 성도는 이길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 변화를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가 복잡하며 그 힘이 미디어와 연결되어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교회 안에도 전통과 모던, 그리고 포스트모던을 대변하는 모습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이번 주 목요일 교회 청년들의 재즈 공연처럼, 전통적인 올겐 연주와 모던의 피아노 연주, 그리고 포스트모던의 전자 악기들의 연주, 이런 것들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우리의 가정에서도 전통적인 사고의 부모 세대와 모던의 중년 세대와 포스트모던의 젊은 세대의 갈등이 존재합니다. 전통과 모던, 그리고 포스트모던의 복잡한 변화는 비단 교회와 가정만이 아니라 교육, 종교, 의학, 사업이나 직장 등 모든 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변화의 물결입니다. 더욱이 포스트모더니즘은 인터넷과 연결되어 익명성을 띠지만 역설적으로 친밀하기도 한 가상적 현실에서 엄청난 아이디어와 파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의 변화는 사람의 힘만으로는 감당해낼 수도 없고 이길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님과 함께 하면 하나님의 능력과 연결되어 내 속에서부터 넘치는 은혜의 힘으로 변화를 올바르게 주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는 세상의 변화를 이룰 때 가장 강력한 반대와 핍박에 부딪혔던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성령의 충만함으로 놀라운 변화를 주도하였습니다. 오직 성령이 주시는 권능으로 가장 강력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었습니다.

성경은 성도를 그릇이라고 비유합니다. 그릇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기보다는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됩니다. 그리스도인 그릇이 담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바로 성령의 충만함입니다. 성령의 충만함은 교회와 성도로 하여금 자신 있는 변화의 주도자가 되게 해 줄 것입니다. 그것이 예배이든, 봉사이든, 전도이든, 선교이든, 성령님과 함께 할 때 세상을 이기는 능력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