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정권 아래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월드컵을 통해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월드컵 기간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선교사가 전했다.

북한과 브라질과의 경기가 열렸던 15일, 세계 최강의 팀을 맞아 2:1로 패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쳤던 북한에 외신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북한의 이날 경기는 1966년에 이어 역사상 두번째로 참가한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의 첫 경기였다. 오랜 시간 세계적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기를 기다려 온 북한 선수들의 열망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만큼이나 이 순간을 기다려온 이들이 있었다. 바로 전 세계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수들, 스텝들, 그리고 응원단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월드컵을 기회로 기독교가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선교사들이다.

올해 남아공으로 파견된 200명 규모의 전 세계 침례교 선교사협회 소속인 마르코스 그라바 바스콘셀로스 목사 역시 이 중 한 명으로, 브라질 출신의 그는 이 날 경기가 더욱 뜻 깊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올해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를 오랜 시간 기도해 왔고, 특히 브라질과 한 조가 되어서 경기를 펼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뻐했다”며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마련해 주신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서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문구가 담긴 의복을 착용하거나 선수들이 종교적인 골 세러머니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바스콘셀로스 목사는 “아무리 폐쇄적인 국가라도 월드컵을 시청하지 않는 나라는 없으며, 이런 작은 것들이 기독교를 알리는 훌륭한 선교 도구가 되기도 한다”며 이번 FIFA측의 제재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 여전히 “그들의 세계 외에 또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줄 수는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이들이 보다 크고 자유로운 세상에 눈을 뜰 수 있기를 희망했다.

또한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도 가톨릭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기독교 국가다. 국민들이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드물지 않게 외신 카메라에 잡히고, 히카르도 카카(본명: 히카르도 이젝손 도스 산토스 레이티)를 비롯한 선수들 역시 두터운 신앙심을 갖고 있다. 이들과의 접촉 역시 북한 선수들에게 간접적으로 기독교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바스콘셀로스 목사는 밝혔다. 특히 카카 선수는 세계 축구 선수들의 선교 모임인 행동하는선수들(Athletes in Action)의 회원이기도 하다.

한편 행동하는선수들(Athletes in Action)은 이번 월드컵에서 북한을 포함한 비기독교 국가에서 온 응원단들을 대상으로 복음 메시지를 담은 DVD를 배포하고 있다. 이 DVD에는 카카 선수 외에도, 팀 하워드(미국), 오스카 에울로(콩고), 니꼴라 레그로따글리에(이탈리아), 마르코스 세나(스페인), 클러런스 굿선(미국) 등 올해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출연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