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유엔군사령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를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한에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체 검열단을 한국에 파견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에 대한 맞제의로 북한에 해명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라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를 벌였던 주한 유엔군사령부가 조사 결과를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한에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16일 “유엔사가 천안함 사고 특별조사 결과를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한에 설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측이 한국에 검열단을 파견하겠다고 한 제안에 대한 맞제의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해명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사 특별조사팀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2조 12항과 15항을 각각 위반한 것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달 20일 성명을 발표해 한국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를 ‘날조극’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방위 검열단을 한국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16일 “러시아가 진행 중인 천안함 사건의 자체 조사는 2~3주 안에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누코프 대사는 이날 서울 한국외교협회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한국을 다녀간 러시아 전문가들이 본국에서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모든 시설을 활용해 철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브누코프 대사는 “러시아 전문가 팀은 경험이 풍부하고 훈련을 잘 받은 전문가들”이라며 “아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브누코프 대사는 “러시아는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물론 다른 관련국들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각국의 수도에서 긴밀한 협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의 최종 결론이 2~3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관련 대북 조치를 결정하는 데도 그만큼 시간이 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천안함 논의는 안보리 의장과 이사국 간 협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브누코프 대사는 북 핵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도 함께 강조했습니다.

브누코프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의 핵 보유를 강하게 반대하며 핵 보유국 지위를 절대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6자회담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브누코프 대사는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하며, 이전과는 많은 상황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6자회담 전략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제공 (www.voanews.com/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