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내게 없는 것들로 인해서 불편을 겪기보다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모르지만 이사를 가거나 책상을 정리하다보면 불필요하게 소유한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책을 좋아해서 많은 책을 샀는데, 정작 읽은 책보다는 책장만 장식하고 있는 책이 너무 많고, 영화를 좋아해서 DVD를 많이 샀는데, 본 영화보다는 보아야할 영화가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예전에 중국어를 배운다고 여러 중국어 어학 책들과 테이프를 구입했습니다.

편집증 기질이 있어서 사고 모으기는 많이 했는데,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 중국어 실력이 바닥이었습니다. 지혜롭지 못한 모습이고 어리석은 태도였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을 모범으로 삼고, 적절한 금욕의 삶을 살았던 사막의 교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도전과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규장출판사에서 나온 “깨달음”이라는 책은 AD 3세기에서 5세기에 사막에서 생활했던 사막의 은자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엄격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용을 베풀고, 무소유와 자기부정의 겸손한 삶을 살았던 사막의 교부들은 하나님 앞에 철저히 홀로 서는 단독자의 삶을 추구했습니다. 금식과 고독, 침묵과 기도, 무소유와 독신의 삶을 지향하면서도 스스로 택한 고행의 삶이 또 다른 교만이나 훈장이 되는 것을 경계했던 이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이, 더 높이, 더 영광을 받으려고 정신없는 삶에 도전을 받습니다.

하나님으로만 만족하고, 하나님으로만 기쁨을 가지려 했던 사막의 교부들이 여러 가지 유혹과 세속의 가치관에 혼란스러운 우리들에게 빛을 비춰줍니다. 책 가운데 나오는 한 부분을 인용합니다. ‘고통’에 대한 교훈을 주는 글입니다. 한 주간 주님의 은혜 가운데 승리하십시오.

한 은둔자가 사막에서 살았다. 그의 거처에서 가장 가까운 샘이 18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한번은 그가 물을 길러 가다가 너무 피곤해서 자신에게 말했다. “이렇게 고생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샘 근처에서 살면 되지 않겠는가?” 그때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한 사람이 그가 디딘 발자국 수를 헤아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은둔자가 물었다.

“그대는 누구이기에 나를 따라오는 것이오?” 그러자 그 사람이 말했다. “나는 주님이 보내신 천사이다. 그대의 발자국 수를 헤아려 상급을 베풀라는 명령을 받았다!” 은둔자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을 더욱 강하게 했다. 그리고 샘에서 10킬로미터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