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에서도 ‘땅끝’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선교의 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스톤마운틴 시에 위치한 클락스톤 지역은 매주 새로운 난민들이 들어오는 이른바 ‘난민촌’이다. 네팔계 부탄인, 인도 카렌족, 미얀마 친족, 캄보디아, 아프간, 에티오피아 등 다양한 민족적, 국가적, 신앙적 배경을 가진 이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수 안에 있으니 이심전심(以 心傳心)

화씨 90도를 넘나드는 후덥지근한 금요일(11일) 오후, 새생명침례교회(담임 유영익 목사) 한 목장에서 김로리 사모(한인침례교회 청소년사역 담당)가 사역하고 있는 네팔교회 청소년 연합집회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 대접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라이드치킨과 볶음밥, 시원한 수박을 넉넉하게 준비해간 새생명교회 성도들은 함박웃음으로 아이들을 대했다. 메모리얼장로교회 체육관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청소년들은 이제 한인들의 섬김이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다가와 음식을 받고, 곧바로 더 먹겠다고 머쓱하게 접시를 내밀기도 했다. 늦게 온 한 아이는 이것저것 챙겨주려는 아저씨의 인심에 감사해 했다.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인 이 자리는 이 지역 네팔 난민교회 6개 중 3개 교회 청소년들의 연합집회다. 이번이 세 번째로 앞으로 매달 모여 신앙 안에서 관계를 맺고, 어려운 환경 속에 있지만 이들을 크리스천 리더로 세운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김로리 사모는 4년 전 봉사를 왔던 딸에 이끌려 이곳을 찾았을 때 깨달았다. ‘아 이곳이 바로 땅 끝이구나!’

시티 호프 미니스트리-모든 세대를 섬긴다

현재 김로리 사모를 중심으로 난민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티 호프 미니스트리(City Hope Ministry)’ 안에는 난민교회와 시티호프센터(City Hope Center) 그리고 가정사역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움직인다.

먼저 시티호프센터에서는 난민 청소년을 위한 애프터스쿨과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현재 특별한 장소는 없다. 장소를 찾기보다 훌륭한 스텝을 영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난민교회를 위한 사역은 주일학교 사역과 청소년 연합예배, 그리고 목회자 지원이다. 한인침례교회를 비롯해 몇몇 한인교회 교사들이 격주로 난민교회를 방문해 주일학교를 지도하고 있고, 제대로 신앙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말씀 그대로 빨아들이면서 영적으로 성장해 간다.

청소년 연합예배는 교회에서 따로 챙길 수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연합예배 자리를 마련해주고 한인교회들의 도움으로 식사를 대접한다. 또한 대학진학 세미나 등을 열어 재능이 있지만 가난한 형편에 대학진학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길을 열어주고 있다. 난민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이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 따로 풀타임 일을 하는 현실을 감안해, 목회자가 사역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한 사람이 20불, 30불씩 모아 지원하고 있다. 아직은 한 사람이지만 더욱 늘려가길 소망하고 있다.

가정 사역은 월드릴리프를 통해 난민촌에 들어온 난민가정에 1-2 가정이 협력해 3개월간 도와주는 일이다. 가령 일주일에 한번 방문하면서 난민가정 아버지는 직업을 찾도록 돕고, 어머니에게는 차편을 제공해 시장을 봐주며, 어린이들은 청소년들이 함께 영어를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크리스천인 경우 자연스럽게 신앙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아닌 경우에는 거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삶으로 신앙을 보여줄 뿐이다.

미얀마 친족 난민가정을 방문하다

청소년 연합예배가 시작되자 새생명교회 성도들은 조용히 자리를 빠져 나왔다. 김로리 사모의 인도로 함께 간 곳은 난민아파트였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부터 큰 아이들까지 저녁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여자 아이들 중에 두건을 두른 아이들이 눈에 띄었는데, 무슬림이기 때문이라고 김로리 사모는 설명했다. 인근 학교에는 한 반에 6-7명의 아이들이 이런 두건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무슬림들의 증가가 예사롭지 않다는 증거다. 난민아파트에 사는 80% 이상의 주민들이 무슬림이거나 불교신자들이다.

성도들은 미얀마 친족 탄(Than) 씨 가정을 방문했다. 탄 씨 부부는 갑작스런 방문에도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반갑게 맞아줬다. 지난 주 미국에 왔다고 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네 자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레베카라는 8살 난 딸이 신장에 이상이 있어 다른 케이스보다 빨리 올 수 있었다. 탄 씨는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에서도 크리스천이 많은 친족 사람이다. 크리스천이라는 이유로 핍박을 받아온 탄 씨 가족은 결국 난민이 되어 미국까지 건너왔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몸짓 발짓 그리고 탄 씨 아내와 큰 딸의 통역으로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다. 탄 씨는 일자리가 생겼다며 감사를 돌렸다. 또 몸이 아픈 레베카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새생명교회 성도들은 뜨겁게 그리고 간절하게 탄 씨 가족을 위해 기도했고, 이들이 크리스천으로 믿음과 소망을 붙들고 갈 수 있도록 덕담을 마지 않았다.

김로리 사모는 “시티 호프 미니스트리는 난민 1세와 2세를 모두 섬기고 있어, 한인교회들도 모든 세대가 동참할 수 있는 사역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난민촌에 봉사를 하러 올 정도로 이곳은 복음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이다. 내가 남을 돕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사역을 통해 나 자신의 신앙과 자녀들의 신앙, 선교 마인드를 확실하게 키워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멀리 선교도 가는데 무슬림과 불교도가 대부분인 이 지역에 많은 한인교회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 난민선교에 동참했던 새생명교회 백금숙 전도사는 “그 동안 이야기만 들었는데 오늘 처음 방문했다. 국외로 선교를 가는 것만큼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있고 이들을 도울 수 있어 감사하다. 앞으로 목장별로 혹은 가정별로 난민가정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난민들을 돕기 원하는 교회나 개인은 김로리 사모(678-523-7953)에게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