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차별이 매우 심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흑인은 백인과 함께 예배드릴 수 없었습니다. 성 시온교회라는 흑인교회가 있었는데, 고난 주간의 목요일에 주님의 낮아지심을 더욱 뜻있게 하기 위해서 세족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것을 본받아, 누구든지 자기가 정말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발을 씻어 주기로 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 예식에 상상할 수 없는 일, 즉 백인이 발을 씻기기 위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가 바로 올리버 판사로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대법원장으로 내정된 상태였습니다. 시온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세족식을 듣고, 그는 그 교회에 다니는 자기 집의 흑인 여종 마르다 포트윈의 발을 씻겠다고 신청했던 것입니다. 그는 흑인 여종 앞에 무릎을 꿇고 발을 씻어주었을 뿐 아니라 그 검은 발에 입까지 맞추었습니다.

교회 안은 숙연해졌습니다. 올리버 판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르다는 내 집 종으로서 오랜 세월 내 아들, 딸들을 돌보았고 내 자식들의 발을 수백 번이나 씻어 준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 내가 이 사람의 발을 씻어 주어야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서 이렇게 한 것뿐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올리버 판사의 내정되었던 대법원장직이 취소된 것은 물론이고 판사직까지도 박탈당했습니다. 시온 교회의 목회자가 올리버씨를 위로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판사직도 사회의 다른 지위들도 무덤에 갈 때는 한낱 먼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런 먼지보다 하나님이 주신 사랑과 감사가 더 중요합니다” 그는 오히려 “이제야말로 참으로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기뻐하며 감사했다”고 합니다.

백인 우월주의가 지배하고 있던 사회에서 올리버 판사는 자신의 신분에 개의치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과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였습니다. 백인들의 지상 낙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그는 섬김을 실천함으로 백인사회에서 배척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백인의 윤리를 따르지 아니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랐습니다. 그는 버림을 받았으나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을 온 몸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종종 배타적이고 독선적이고 교만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정말 우리는 매력이 없는 존재입니까? 올리버 판사는 초대교회 교인의 매력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혈통과 피부색과 계급과 성별의 차이를 넘어서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움을 회복한 것입니다. 지금은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