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에서 24일까지 터키에서 열린 2010 에베소 연합중보기도회를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밟아본 에베소였지만, 첫 번째와 다른 감회가 있었다. 단순히 역사의 현장을 밟고 오는 의미보다, 그 역사의 재현이라는 사명감이 더욱 깊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견되었다는 에베소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기도동굴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아직 세인들에게 오픈되지 않았지만, 특별히 목회자들에게 허락이 되어 가본 그곳에는 사도바울의 형상도 그려져 있었다. 핍박 받았던 성도들이 여기에 숨어서 에베소를 향하여 기도했다고 생각하니, 밀려오는 뭉클함에 잠시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술하던 자들이 회개하고 그 책들을 산채만큼 모아 불살랐던 아고라 광장이 내려다 보였다. 아데미신을 믿고 있던 도시 한복판에서‘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다’담대히 외쳤던 사도바울의 메시지 때문에 도시에 소요가 일어나고, 바울과 함께 하던 동료 가이오와 아리스다고가 연극장으로 끌려가는 사태가 벌어졌던 에베소 야외대형극장도 한 눈에 들어왔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는 바울이 3개월간 말씀을 가르쳤던 회당은 어디 있을까? 2년 동안 말씀을 강론했다는 두란노서원은 어디 있을까? 좌우를 두리번거리는 나의 눈에는 말씀의 강론과 함께 나타났던 바울의 앞치마, 손수건의 기적들로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거리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에베소 산중턱 기도동굴에서 숨어 지내던 성도들이 그리했던 것처럼, 나도 에베소를 향하여 기도의 손을 들고 간절히 외친다. ‘오 하나님 아버지! 이 땅에 다시 바울이 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숨결이 느껴지도록 강력히 역사하소서. 오른 손에 일곱별을 붙드시고, 일곱 촛대 사이에 거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곳에 그리스도의 영을 보내소서. 새로운 부흥의 역사가 이곳에서 다시 일어나도록 임하소서. 온 나라와 족속과 민족이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 꿇고 주라 고백하는 날을 속히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