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2006-05-31 09:13




어디를 가든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길

▲한택희 목사
지난 목요일 오전에 어느 형제 졸업식에 참석했습니다. 참 즐거운 풍경이었습니다. 4년동안 공부하느라고 힘들었지만 그 시간만은 모든 짐을 다 벗어버리고 축하받는 시간이었고 또 부모님, 형제자매들, 혹은 친구들은 졸업생을 마음껏 축하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4년동안 최선을 다한 학생들은 더 기쁨이 크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4년동안 힘들었던 것을 벗어 버렸다는 의미에서 모자를 던지는 학생도 있었지만 사실 졸업식은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제 한 단계는 끝이 났지만 다음 단계를 생각할 때에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전과는 같지 않을 미래를 바라볼 때 오히려 마음이 설레이리라 생각됩니다. 익숙해졌던 장소와 사람들을 떠나 다른 장소,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편안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한 단계가 끝나면 다음 단계로 옮겨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버클리는 일년에 한번씩 떠나는 학생과 들어오는 학생들로 북적대기 마련입니다.

그 형제가 우리와 계속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섭섭한 마음이지만 우리는 창조적인 일을 위하여 헤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학도시의 매력은 이렇게 어김없이 매년마다 떠나고 또 만나며 끊임없이 탈바꿈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형제가 전보다는 한층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를 가든지 그 모습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자랑하기를 바랍니다.

축하하러 온 친구들 중에는 한국에서 유학온 청년들도 있었고 중국에서 온 청년도 있었고 일본에서 온 청년도 있었습니다. 모두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들이었습니다. 명석하고 패기 만만한 청년들이었습니다.

아직 믿음이 성숙한 단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복음의 빛은 이미 그들에게 닿아 있었고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시다는 것이 느껴져서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버클리침례교회 한택희 목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