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세기 서구는 서구교회와 선교방식을 선교지에 그대로 수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형 선교모델과 선교전략을 세계교회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이는 서구교회가 더 창의적인 선교전략을 개발하는 데 자극과 도전이 될 것이며 2/3세계 교회가 선교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는 제5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를 앞두고 한국형 선교모델과 선교전략을 개발하려는 최근의 노력들이 자칫 국수적으로 비쳐져 오해를 살 우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할렐루야교회(김상복 목사)에서 열리는 NCOWE V는 한국형 선교모델을 정립하고 분야별 한국형 선교전략과 국제적 선교 협력을 위한 접근 방안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선교적 시도들은 특히 지난 30년 간 2만명의 선교사를 배출했지만 당당히 선교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부족한 한국선교가 2/3세계적 선교에서 탈피하여 선진화를 이루려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서구 선교전략과 선교신학을 그대로 수용하는 차원이었다면, 이제는 수용할 것은 수용하되 우리의 선교전략과 선교신학을 공들여 개발해 세계선교에 기여해야 한다”며 “(NCOWE V가 열리는) 2010년은 한국선교계가 선진화로 나아갈 수 있는 ‘카이로스(Kairos)’의 기간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 총 네 차례 개최된 NCOWE는 한국선교를 리서치하여 문제점을 찾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며 한국선교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어왔다. 특히 제3, 4차 NCOWE에서는 선교사 중복배치 현황, 2030년까지 필요한 선교사수 예측통계 등 한국선교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한국교회 125년 역사 속에 나타난 의미 있는 선교적 통찰이나 한국선교사들에게 적합한 선교모델을 찾는 등 정성적 분석이 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 목사는 서구의 선교모델이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로 네비우스 정책, 지역분할전략을 들었으며 한국적 상황 속에서 생겨난 선교모델의 좋은 사례로 새벽기도, 가나안농군학교, 한인디아스포라 교회, 아버지학교, 성시화운동, 이슬비전도, 고구마전도, 하이패밀리 사역 등을 들었다.

이처럼 한국적 선교모델과 선교전략을 발굴하면 반드시 선교신학적으로 이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 목사는 “폴 히버트 박사는 모든 나라에 적합한 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하지만 한국교회는 지금까지도 서구신학을 더 뛰어나고 적합한 것으로 가르치면서 한국적 신학을 개발하는 자신학화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한국선교계도 서구 선교신학과 서구적 패러다임을 따라가면서 한국적 선교신학을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고 “한국적 선교모델과 선교전략을 발굴하는 것은 한국적 선교신학을 개발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선교사, 선교지도자, 목회자, 선교관심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하게 될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선교신학, 한국형 에딘버러대회, 한국교회 토착화신학, 한국교회가 세계선교에 기여한 사례 등을 재조명한 뒤 한국과 세계교회의 동반자선교, 한인디아스포라, 한인선교사 등을 주제로 선교전략을 모색하며 지난 20년 간 가장 많이 다룬 선교이슈 50여 가지에 대한 분과별 전략회의가 진행된다. 마지막 날에는 지역별, 분야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선교사, 선교기관 대표, 선교학자, 목회자 각 3명씩 총 12명이 선언문을 작성해 발표할 계획이다. NCOWE V 총무단 소속 조성택 선교사는 “이번 회의는 많은 선교사들이 발제자로 나설 예정이라 선교사 중심의 행사이며 발제 및 응답, 토의 중심, 한국 중심 행사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한정국 목사는 “이번 회의 결과를 한국뿐 아니라 영어 자료로 발간해 한국교회의 사례에서 선교적 통찰을 얻으려는 많은 나라와 공유할 계획”이라며 “따라서 이번 회의는 한국판 에딘버러선교사대회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선교지 최일선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이 한국선교계의 이런 선교적 시도들에 적극 참여해 고민하고 토론할 것을 요청했다.

NCOWE V 이후 지역교회를 선교에 동원하기 위해 전국 20개 권역에서 개최되는 ‘2010세계선교대회’는 6월 1일 여수(여수KWMA, 이하 주관)에서부터 시작해 11일 광주(UBF), 24일 익산(GO선교회), 7월 6일 안양(위디선교회), 10월 첫주 춘천(GP선교회)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는 각국 문화와 음식체험을 할 수 있는 선교장터, 교단별 선교 참여도를 조사하는 선교온도계 측정, 선교사 자녀캠프, 청소년선교 비전집회 등이 실시된다. 또 KWMA는 지역교회가 7월 중 한 주를 선교주일로 정하여 지키고 7월 9일부터 10일까지를 ‘한국선교의 날’로 정해 금식, 선교 행사 등으로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