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연합은 사명’이라는 표어 같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엇인가가 있는 연합이었다. 참길교회는 31년 된 교회다. 역사가 오래 됐을 뿐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성도들도 이민 온 지 오래됐다. 올드타이머들답게 전통적인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예배도 장로교회답게 드린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2년 밖에 안됐다. 그러나 요즘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해 가고 있다. 밝고 경쾌한 찬양과 열정적인 예배 스타일을 가진 교회다. 이 두 교회가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한 건물 안에서 한 본당을 사용하면서 협력하는 모습은 이민교회 현실에서는 상상이 잘 안 된다.

그런데 이젠 이뿐만 아니라 연합예배도 드리고 연합 체육대회도 하면서 마치 한 교회처럼 하나 되려 하고 있다. 물론, 완전히 하나되는 것은 아니다. 연합을 통해 서로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며 자신들이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더 확인하는 자리다.

14일 금요연합집회에 이어 16일 주일연합예배에서 두 교회 성도들은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듣고 교제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참길교회의 전통적 예배에 참여하면서 전통적 예배의 장점이 무엇인지 배우고 그것과 비교할 때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의 강점이 무엇인지 재확인했다. 참길교회는 금요연합집회를 통해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의 현대화된 예배 형식을 느끼고 참길교회가 가진 고유함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흔히 연합이라고 하면 모든 것을 다 무너뜨리면서 하나되는 것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두 교회의 연합은 ‘그리스도 안의 한 신앙’을 확인하면서 ‘서로 다른 표현 방법’을 진지하게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주일예배 시간에 앞서 성도들이 본당으로 들어갔다. 본당 앞에서는 각 교회에서 나온 예배위원들이 주보를 나누어 주었다. 파란색의 참길교회 주보와 노란색의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의 주보는 확연히 차이가 났지만 주보 제일 앞면에 쓰인 예배 순서만큼은 동일했다. 두 교회 성도들은 본당에 들어가서 공동의 예배 식순에 따라 함께 신앙을 고백하며 기도하고 말씀을 들었다. 예배를 드린 후에는 체육대회와 친교를 통해 우의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친교 순서에서, 참길교회에서는 전통적 교회가 가진 제1남선교회, 제2여선교회 등 선교회들이 나와 섬겼고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에서는 창조순, 개혁순 등 순들이 나와서 섬겼다.

참길교회 이재봉 장로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의 젊은 피를 수혈받는 시간”이라면서 “아무래도 참길교회는 역사가 긴 만큼 한국의 발전하는 교회 문화를 배우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를 통해서 한국의 예배 형식, 제자훈련, 각종 프로그램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로는 “이번 행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정기적으로 함께 좋은 강사를 모시고 세미나를 열며 두 교회의 연합으로 교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 김완 장로도 “그동안 한 건물을 사용했지만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서먹서먹했는데 연합예배와 행사를 통해서 벌써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우리’라는 개념 안에 하나됨도 있지만 남과 우리를 분리하는 배타성도 있다. 이번에 이 담을 허물고 참된 의미의 ‘우리’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요즘 시카고 교계에 힘든 일들이 많지만 우리의 연합을 통해 좋은 소식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