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점점 길어져 야외활동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운동과는 담을 쌓고 있던 분들도 운동을 시작해 볼까 생각하고 있더군요. 그 중 가장 쉽고 거의 돈이 안 들지만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운동효과는 매우 뛰어난 것이 바로 달리기입니다. 얼핏 생각할 때 달리기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그 효과는 천지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것이 이 종목인 만큼 주의점을 제대로 알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달리기가 좋다고 무조건 달리는 것은 인삼이 좋은 보약이라고 무작정 달여 먹는 것과 다를 것이 없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겪게 되는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초보자중 성인병이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우선 자신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알아보기 위한 검진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라면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겠고 하루에 30~40분씩 가볍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력이 약한 분이 운동치료를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이 정도를 소화하기에도 힘겨울 수 있으므로 오전 오후로 나누어 각각 20~30분씩 하면서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달리기는 근력과 지구력 향상을 통해 신체활동 능력을 향상시켜, 안 걷고 안 뛰어서 생기는 생활 습관병이라 할 수 있는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위험을 많이 낮추어주고 당연히 평균 수명도 늘여줍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당장 눈에 띄게 달라지는 신체변화는 심장을 쥐어짜주는 기능이 강화돼 심장 박동 수가 감소된답니다. 뛰어난 마라토너, 축구선수, 테니스 선수들의 맥박이 느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 달리기를 통해 이들과 유사한 건강한 심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심장이 약해 분당 85회 이상 맥박이 자주 뛰는 사람은 4주 만 규칙적으로 달려도 분당 맥박수가 80회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으며, 이는 달리기를 통해 심장근육이 강화되고 심장기능도 향상되어 맥박 수는 감소하지만 심장이 한번 펌프질하는 혈액량은 증가해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입니다.

달리기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면 평균 수명이 서너 살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달리기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질병은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인데, 심장과 폐가 튼튼해지므로 스트레스 조건에서도 혈압의 변동이 적어지게 됩니다. 또한 열량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당뇨나 비만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골다공증에도 매우 좋지요. 특히 땅에 체중을 실어 쿵쿵 내딛는 달리기 운동이 골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수영이나 에어로빅보다 효과적인 운동이 됩니다. 암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전립선암과 유방암, 대장암 등 호르몬과 관련 있는 암은 달리기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발생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중년 이후에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라면 사전검사를 통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체크해야 합니다. 달리는 동안에 우리의 심장박동은 분당 70회에서 180회 이상으로 빨라지고 수축기 혈압도 180까지 올라가므로 심혈관계의 부담이 순간적으로 커지므로 이를 견뎌낼 수 있어야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요.

LA 동국대학교 교환교수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재활의학과 이명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