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큰 부흥을 경험했지만 교회 내 갈등과 분쟁으로 60여명의 성도만이 남았고 그 성도들에게는 상처만 남았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안아 축복할 수 있기까지 철저히 낮아져서 섬기고 성도와 교회를 먼저 세우는 담임목사가 있었다.

진정한 복음은 낮아짐으로 높아지는 것이요, 비움으로 채워지는 세계이다. 이제는 성도들이 담임목사를 세우고자 마음을 모은다. 이러한 하나됨은 세상과의 소통과 화해에 원동력이 되었다. 때문에 과거의 30년보다 미래의 30년이 더욱 기대되는 LA 동부지역에 위치한 하늘샘교회(담임 김형구 목사)를 방문했다.

-하늘샘교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미국 남침례교단(SBC) 소속으로 1978년 할렐루야한인교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됐다. 과거 할렐루야한인교회라고 하면 한번쯤 들어 봤을 정도로 90년대 중반까지 크게 부흥했던 교회다. 미주지역 10대 한인교회로 손꼽혔던 교회로, 현재의 교회당과 교육관, 체육관이나 도서관 등이 이미 그 당시 갖춰졌다. 바로 지난해 하늘샘교회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30년이 넘은 교회이름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교회에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 성도들에게도 큰 상처이지만 지역사회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다. 때문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높았고 이름을 바꾸는데 이견이 없었다.

-어려움 가운데 있는 교회에 어떻게 부임하게 됐나.

사실 30대 초반에 본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 있는 교회를 섬기게 되면서 교회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그 후 2000년도에 1년 동안 본 교회 부목사로 있었다. 그러다 세 번째 교회와 다시 만나 지난 2007년 담임으로 부임하게 됐다. 성도들 안에 상처가 많았고 지역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금식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사명감을 가지고 오게 됐다.

-특별한 목회방향이 있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치유목회가 아니겠는가. 주님 안에서 행복한 성도들로 만들어주는 치유목회 말이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 간의 신뢰회복도 중요한 문제였다. 이 두 가지는 목회자가 전적으로 내려놓을 때 가능한 일이다.

목사는 단지 깊은 영성으로 목회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외의 모든 일들은 평신도 사역자들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나를 통해 성도들을 세워주고 사역자들을 세우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랬더니 우리 성도들이 오히려 나를 찾고 세워준다. 이렇게 점점 하나가 되어가니 성도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예배시간에도 뛰어다니면서 서로를 껴안아주고 축복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렇다면 목사님의 목회철학은 무엇인가.

성경에서 나의 롤 모델은 바나바이다. 복음의 전도자 바울 뒤에는 바나바와 같은 동역자가 있다. 그 외에도 성경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수많은 동역자들이 있다. 이처럼 나를 통해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것이다. 장로님과 안수집사들이 마음껏 사역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목회를 지향한다. 진정한 복음은 낮아져서 섬길 때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는 어떤 사역에 중점을 두고자 하는가.

온전한 인격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우는 전인목회이다. 제자훈련이 부름 받은 사람들을 훈련하는 것이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도로서 보냄을 받기위한 훈련을 해야 한다. 일관된 교회교육과 훈련을 통해 교회생활과 사회생활이 균형 있게 조화되고, 복음전도와 사회봉사의 책임이 균형 있게 강조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도로서 보냄을 받는 자들의 훈련이요 이 훈련이 곧 성화의 삶 자체가 될 것이다.

하늘샘교회는 행함을 강조하는 야고보서를 통해 30주간 사도훈련을 진행한다. 진정한 치유란 결국 우리가 사도화 되어가는 것 즉 성화의 삶 안에 있는 것이다.

-하늘샘교회의 비전을 말해 달라.

예수님은 하나님과 이 세상에서 인정받은 분이다. 하늘샘교회도 하나님과 이 세상에서 함께 인정받는 교회가 되길 원한다. 이 두 가지 인정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또한 세상과 단절된 교회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전도와 선교를 지향한다면 세상과의 소통을 두려워말고 만나야 한다. 바로 그런 교회가 되길 원한다.

-마지막으로 교회 성도들에게 한마디.

2년 반이 짧고도 긴 시간이었다. 짧았기에 서로간의 이해가 더욱 필요하고, 또 길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은 목사를 인내로 참아주어 감사하다. 사랑의 마음으로 목회자에 대해 참아주어서 고맙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우리처럼 힘든 교회들에게 나눌 것이 많을 것 같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성장하게 되었는지 말이다. 그 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