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타임’(Half Time)의 저자인 밥 버포드(Robert Buford)는 우리가 하프타임을 언제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의미 있는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전반전을 아무리 잘 보냈다고 하더라도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마치느냐가 중요합니다. 성경의 사람들 가운데서도 에녹은 전반전을 훌륭하게 지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낳고 후반전은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아름답게 보냅니다. 모세는 애굽에서 잘나가는 40년을 보냅니다. 그러나 그는 광야에서 40년간의 하프타임을 가집니다. 그리고 나서 후반전 40년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는 놀라운 일을 행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을 추구하기 위하여 인생의 전반전을 지냅니다. 성공에 중독된 삶은 성공에 포로가 되어 다른 의미와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삶입니다. 어떻게 보면 성공도착증은 인생의 잡동사니를 시간의 상자에 거두어들이느라고 하나님 경외하는 것을 주변으로 밀쳐내는 삶과 같은 것입니다. ‘내 생애 마지막 한 달’은 그런 의미에서 성공을 넘어서 귀중한 것을 추구하는 하프타임이기도 합니다.

사도행전 27장에는 ‘유라굴로’라는 광풍에 휩쓸려 생존의 가능성이 희박한 사람들이 배 위에서 하는 일을 긴급하게 그려놓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전에 곱게 배위에 올려놓은 물건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공들은 이튿날 짐을 바다에 풀어버리고, 사흘째에는 배의 기구마저도 그들의 손으로 내어버립니다. 14일을 칠흑과 같은 암흑에서 지낸 후, 육지가 가까워지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머지 음식을 모두 바다에 버려 배를 가볍게 합니다. 생명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을 보면 그처럼 소유가 중요하지만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깊이 있는 인생을 산 선각자는 영적으로 하프타임을 지낸 사람들입니다. 쇠렌 키에르케고오르는 인생의 문제는 “나를 이해하고, 하나님께서 내게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을 찾아내고, 내가 죽고 살 수 있는 신념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블레즈 파스칼은 자신의 저서인 팡세의 ‘불, 불, 불’이라는 단문에서 “나는 아버지를 알았습니다”, “그리스도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한 망각”이라고 선언합니다.

하프타임을 지난 인생의 후반전은 이제 영원한 것에 가치를 두는 삶입니다. 인생의 후반부에 올 영적 르네상스, 내 인생을 건 사명에 투신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일입니다. 운동화 끈을 다시 매십시오. 위기가 바로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