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적인 건강보험개혁안 통과로 앞으로 수년내 신규보험환자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10년 내에 1차진료담당 의사(primary care physician)만 4만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러나 의과대학 졸업자들은 대부분 보다 보수가 좋은 내과나 성형외과, 피부과, 마취과, 방사선과 등을 선호하고 있어 의료수급에 심각한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개혁안이 본격 시행되면 현재 미국 의과대학이 배출하고 있는 의사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갑자기 몰려드는 환자들을 제대로 진료할 수 없어 자칫 의료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의사들 중 1차 진료를 담당하는 인력은 30%에도 못 미친다. 한 정부 보고서는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이 6,5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혀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정부는 전 국민 건강보험이 본격 시행되는 2014년부터는 특정 지역에서 시술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의료수가를 10% 인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편 개혁안 시행은 한국의료계에도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부족한 의료 인력을 한국과 필리핀 등 외국인으로 메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의사들의 미국 진출이 앞으로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내 미국의사자격시험(USMLE) 접수대행사인 한미교육위원단에 따르면 지난해 USMLE에 응시한 의사는 800여 명에 달했다. 이는 2005년의 550여명, 2008년의 700여명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를 거듭 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USMLE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만도 1만3,000명에 달하며 입시 학원들도 성업 중에 있다.

이처럼 USMLE 응시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 비해 뛰어난 근무여건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에 비해 적은 수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연봉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전공의 수련을 마친 한국의사들의 연봉은 약 10만 달러(1억 원)정도며 미국 의사들의 경우는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진료 과목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의 피부과나 정신신경과의 경우 하루 20여명의 환자를 보기도 하지만 미국에선 많아야 10명 안팎이다.

한국 의료계의 치열한 경쟁도 미국진출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2008년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의사는 196명이다. 이는 1980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숫자다.

언어소통 능력만 갖춘다면 한국 의사들에게 미국시장은 금맥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