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올림픽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왜 세계선수권대회를 외면했는지 알만한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는 최선을 다한 연기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는 실패했지만 프리 프로그램에선 1위로 선전해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연아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등 실수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130.49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에서 최악의 부진으로 60.30점을 받아 7위에 머물렀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더해 총점 190.79점을 기록,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 보다 0.99점 낮은 129.50점을 받았지만 쇼트프로그램 점수 68.08점을 더해 합계 점수에서 197.58점을 기록,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에게 패해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다소나마 씻으면서 2008년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핀란드의 라우라 레피스토가 총점 178.62점으로 3위를 차지했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와 아사다를 제치고 1위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미라이 나가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의외로 부진, 105.08점에 그쳐 종합 7위에 머물렀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