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이 사형제를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신문인 나린뉴스(대표 차현욱)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중학생 5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사형제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4%로 나타나 찬성한다는 응답(31%)보다 높았다. 5%는 모른다고 답했다.

사형제에 반대하는 이유로 중학생들은 ‘사형을 한다 해도 흉악범이 줄어든다는 확신이 없다’(55.9%)는 것을 가장 많이 들었고 ‘죄는 밉지만 사람까지 미워할 수는 없다’(16.6%) ‘죄를 지은 사람에게도 인간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9.3%) ‘죄는 처벌할 수 있지만, 생명은 처벌할 수 없다’(7.5%) 순으로 답했다.

반면 사형제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흉악범이 줄어든다’가 50.3%로 가장 많았으며 ‘다른 사람을 죽인 자는 죽어야 한다’(15.48%) ‘피해자의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서’(13.5%)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인권은 없다’라는 의견(1.29%)도 있었다.

이와 함께 ‘사형제 보다 더 좋은 처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종신형을 답한 학생들이 52.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노동형(14.4%), 전자팔찌(10.4%)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범죄자 몸속에 바코드를 넣어 가는 곳 마다 감시의 대상이 되게 하는 처벌’이라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

나린뉴스는 “이번 조사는 김길태 사건 등 자신들과 또래인 여중생이 성폭행 및 살인에 희생당한 후 중학생들이 처음으로 사형제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라며 “최근 사형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의견 역시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를 기획한 나린뉴스 정민석(15, 양영중2)군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방송과 신문이 앞 다퉈 보도에 열을 올린다”며 “그러나 정작 피해자와 또래인 중학생들의 의견은 관심 밖인 실정이 안타까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나린뉴스 차현욱 대표는 “이번 조사는 김길태 사건 이후 쟁점이 되고 있는 사형제에 대해 중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첫 설문조사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어리다’는 편견 보다는 ‘당사자’라는 시각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