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교회 김진홍 목사님이 개척교회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판자촌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사람이 귀할 때, 어느 날 동네 어르신이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잠깐 말씀 좀 나눌랍니다!” 하면서 시작된 그 어르신의 말씀이 어느덧 7시간이나 지속됐습니다. 그 분이 말을 시작한 시간이 저녁 7시였는데, 그러니까 새벽 3시가 돼서야 말씀이 끝난 것입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야기했으니 다음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하시더랍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일에 그 어르신이 노란색 봉투를 들고 그 분의 아내와 함께 김 목사님의 교회에 왔습니다. 놀란 목사님에게 하시는 말씀이 “목사 선생님이 제 이야기를 들어 주셨으니, 이젠 내가 목사 선생님의 말을 들어줄 차례입니다.”하시면서 예배당 제일 앞자리에 앉더라는 것입니다.

남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어디 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하지도 못할 뿐더러, 남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지도 못합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경청은 백 마디 말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말을 많이 해서 나를 알리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줄 때 상대가 나를 알아줍니다. 나를 알아주는 것 정도가 아니라, 그의 마음까지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목사는 설교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늘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말하는 것 이상으로 듣는 것의 중요성을 압니다. 좋은 설교자는 설교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 설교입니다. 제 소원은 저의 설교가 들리는 설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눔의 시간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시간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위해서는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먼저 내 주장이나 의견을 말하기 보다는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그 다음, 조언이나 충고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해 주어야 합니다. 거기에 ‘긍정적인 칭찬’을 양념으로 곁들인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마음과 마음이 가까워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거기서 치유와 회복이 있습니다. 그렇게 백지장같이 깨끗해진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는 마음의 보약이 됩니다. 경청에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