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씨뿌리러 나간 농부의 비유에서 “세상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이 신앙생활을 방해한다고 하셨다(마13:22). 제임스 모팻(James Moffatt)은 ‘재리의 유혹’을 ‘부자로 사는 재미’로 번역했다. ‘일용할 양식'의 염려에서 벗어난 사람은 ‘부자로 사는 재미’의 유혹을 받기 쉽다.

돈은 가정에도 교회에도 매우 필요하고 좋은 것이다. 돈은 없는 것보다 있어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주님의 사랑을 나눠주며 교회를 은혜롭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부자로 사는 재미’에 빠져 돈 자체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게 되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영혼이 병들게 된다.

돈은 만족함이 없는 것 같다.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가지고 싶어한다. 필요 이상으로 증가되는 재산이 하루 하루 삶에 실제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는가. 단지 재물이 늘어나는 만큼 능력이 커지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뿐이다.

사람들은 돈이 인생의 성공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돈이 있으면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뭐든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을 맘대로 움직일 수 있고 세상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런 기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모으려고 한다.
그레그 레퍼티는(Greg Lefferty)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돈은 쌓이면 중력을 가지게 된다.

돈에 힘이 생기게 되고, 무엇을 끌고 가는 견인력도 생기며, 무게도 가지게 된다. 질량을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와 마찬가지로 돈도 중력을 행사한다” 돈은 많이 쌓일수록 중력이 커져 사람들을 끌고 가는 힘도 커진다.

돈의 중력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많이 쌓이기 전에 소유권을 넘겨야 한다. 많이 쌓일수록 넘기는 게 더 힘들어진다. 인도에서 사역한 선교사 스텐리 존스(Stanley Jones)는 “우리를 스스로 쇠퇴시키는 자리로 이끄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지 않은 돈이다” 라고 말했다. 드리지 않고 남겨둔 재물은 아간의 훔친 재물같은 것이다(수7:21).

청지기 인생은 남겨둔 것과 관련이 있다. 단지 돈 뿐아니라 우리가 가진 시간과 재능과 생명까지 주님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은 것은 내 것이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결코 청지기 인생은 살 수 없을 것이다.

소유권을 넘기지 않으면 남겨둔 재물의 지배를 받게 된다. 돈을 쓰는 재미를 얻는 대신 돈의 종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주님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는 것처럼 하나님과 재물(Mammon=돈의 신)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하셨다(마6:24). 소유권을 넘길지 돈의 노예가 될 것인지 선택은 자기 몫이다.

맘몬은 의지의 방향을 바꿔 돈을 섬기게 만든다. 돈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돈의 노예가 된다. 돈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은 가난이 아니다. 가난해도 돈의 노예로 살기 쉽다. 많든 적든 돈으로 하나님을 섬길 때 돈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순간부터 돈은 누구에게든 축복이 된다.

이 땅에서 우리 인생은 솔로몬의 잠언으로 충분한 게 아닌가.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잠언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