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 경기를 지켜 본 우리 한인 미주 동포들은 지난 한 주간 참으로 행복한 순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 양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쇼트 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아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받는 모습을 목격하였습니다.

시상식 장면에서 태극기가 계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14년 동안 뼈를 깎는 아픔을 참으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연아 양은 어느새 흘러내리는 눈물로 얼굴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대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연아 양은 7살 때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이 부모에게 응석이나 부리면서 놀고 있을 때, 이 아이는 줄에 매달려 공중회전을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쁜 구두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매달 새로 신어야 하는 스케이트 슈즈가 연약한 발목을 조이며 아프게 하는 고통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연습을 위한 별도의 아이스링크 시설이 없어서 스케이트를 타러 나온 사람들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연습을 해야만 했습니다. 추운 얼음판에서 항상 지내다 보니 감기가 떠날 날이 없었습니다. 팔 다리가 부러지고 온 몸에 멍이 들어서 소리 내어 크게 울지도 못하고 지낸 광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의 뒤에는 훌륭한 코치가 있어서 더욱 빛이 났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동계 올림픽에 두 번 출전해서 모두 은메달에 머물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아픔을 체험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올림픽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모든 힘을 기울여 가르친 제자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순간 마침내 자신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고백하면서 자신의 올림픽을 향한 여정이 이제는 끝이 났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피겨스케이팅 코치로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선생이었습니다. 무명의 선수와 무명의 코치가 만나서 세계 피겨 스케이팅 사상 가장 완벽한 역사를 이루어 냈다고 경기를 중계하는 NBC TV의 해설위원이 논평을 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은메달에 머문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동메달을 딴 캐나다 퀘벡 출신의 죠애니 로세트 선수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의 의미는 모두 달랐습니다. 김연아 선수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눈물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이 여겼던 꿈,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졌을 때, 그 꿈을 위해 흘렸던 땀과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지나온 모든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눈물이었습니다. 마오 선수의 눈물은 회한의 눈물이었습니다.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 선수이면서 30년간 무려 9명의 제자 선수들이 금메달을 받게 한 금메달 제조기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타라소바 코치 밑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김연아와 경쟁을 벌였지만 무릎을 꿇고 만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책의 눈물이었습니다. 캐나다 선수는 프랑스어를 하는 캐나다 내 소수 층인 퀘벡주 출신으로 온갖 어려움 속에서 국가 대표로까지 발탁된 선수였지만 시합을 앞두고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 슬픔을 딛고 마지막 순간까지 선전한 결과 얻게 된 소중한 메달이었습니다. 그녀는 동메달을 받자 하늘을 향해 메달을 들고 메달에 입을 맞추며 마치 돌아가신 어머님께 메달을 바치는 세레모니를 하여서 지켜보는 수많은 캐나다 국민들의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꿈을 이룬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금메달을 얻지는 못하였어도 최선을 다하고 경주를 마친 사람들의 모습 역시 아름다웠습니다. 믿음의 여정을 달리시면서 품었던 모든 아름다운 꿈들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주님의 품에서 우리는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