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들을 차례로 백악관에 입성시킨 석은옥 여사가 지난 12일 시카고 두란노침례교회에서 간증했다. 겉으로 보이는 성공 뒤에는 그녀가 남편과 아들을 위해 기울인 기도와 눈물이 있었다. 장애를 가진 남편 강영우 박사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교 교수가 되고 나중에는 백악관 국가장애위원 정책차관보가 되기까지 그녀는 늘 남편의 손과 발이 되어 왔다. 그녀는 간증에서 짧게 강 박사의 삶을 전해 준 후, 곧 자녀 교육이라는 주제로 넘어 갔다. 둘째 아들인 강진영 박사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오바마 정부의 입법관계특별보좌관에 임명됐으며 첫째아들 강진석 박사는 하버드를 나와 현재 안과전문의로 있다.

석 여사에게는 “다른 인종의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심어줘야 할까”하는 고민이 있었다. 그녀는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자녀들’이라는 존귀함을 심어줘야 자신감이 생겨날 것 같았고 “각자의 사명이 있으니 하나님께서 재능을 주신 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믿음을 교육시켰다.

두 아들과 함께 매일 찬송과 기도를 하고 열심히 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을 했다. 큰 아들에게 세 살 때부터 기도를 시켰고 간단한 말로 기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석이가 “하나님 저에게 보는 아빠를 주세요”라는 기도를 했다. 함께 놀아주는 모습을 보며 아빠가 앞을 못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때부터 진석이에게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아빠가 눈을 다쳤을 때 빨리 치료하지 못해 시력을 잃었단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셔서 교수가 되지 않았니. 네가 어른이 되면 아빠 눈을 고쳐주는 게 어떻겠니’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진석이는 자신이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진석이가 성장하면서 공부하지 않고 장난을 칠 때마다 그런 이야기로 격려하며 꿈을 이루도록 했다. 지금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눈을 치료했던 주치의가 있는 병원의 멤버가 되었다.

둘째 아들 진영이는 차분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는 “한글을 가르치면서 성경 말씀을 같이 읽혀야겠다고 생각했고 잠언을 택했다”며 “방학 때면 잠언 한 권을 다 읽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지나며 이 같은 습관이 계속되어 많은 지혜를 얻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계명을 지키겠다는 훈련을 자연스럽게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오는 편지들도 대신 읽게 하면서 ‘한국과 미국에 장애인에 대한 이러한 편견과 어려움이 있구나. 변호사로서 대변해주면 인간의 존엄성을 찾고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스스로 갖게 되었고 변호사로서의 꿈을 품고 결국 이루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기도하는 중에 한인들의 미덕을 미국 사회에 알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코리안 아메리칸 우먼스 클럽을 만들어 어려운 이들을 돕는 활동을 펼쳤으며 28년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교수직을 감당했다.

더욱이 그녀는 “아들이 어린 시절에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을 가장 좋아했었고 학생 시절에는 아버지를 가장 존경했었다. 하지만 아들이 ‘어려운 삶을 성취하고 결혼해 아내를 맞이해 보니 아내, 어머니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됐고 나에게 보여준 모습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 개인적인 시간을 조금도 할애하지 않고 오로지 자녀와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던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고 고백했다.

석 여사는 “저희의 인생을 계획했던 것은 20년 전에 끝이 났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고 순종했을 때 사람의 계획으로 할 수 없는 길로 인도해주셨다”며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좋은 어머니 상을 보여줄 수 있게 하신 것, 아들이 지혜를 하나님 말씀에서 찾게 해주셨음을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