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은혜"라고 외쳤던 사도 바울의 고백을 실감했던 한 해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더라면 도저히 걸어올 수 없는 일년간의 여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인식하듯, 금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경제적으로는, 갑자기 몰아닥친 불경기의 여파로 수많은 가게가 문을 닫고 실직자가 속출했으며,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신분 체류 문제와 동성애법안으로 시끌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정의 위기와 질병의
고통을 겪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교회적으로도 쉽지 아니한 이슈들이 터졌던 한 해 입니다. 수많은 오해와 혼란이 있었고 가던 길을 잠시 멈추어 서야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는 너무나 놀라왔습니다. 그 첫째가 중보기도 축제였습니다. 주일 오후에 그것도 중보기도라는 헤비한 주제로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성도님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뜨겁고, 깊게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 결과 29개의 중보기도 팀이 만들어지고, 교회 구석구석에서 기도의 불길이 타오르게 했습니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일으키신 부흥의 열매입니다.

둘째로, 40일 기적의 대장정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실로, 5년만에 갖는 40일 새백기도였고, 더구나 충분한 사전 준비도 못한 채 시작한 특새였는데 하나님은 놀라운 기도의 물결을 일으켜 주셨습니다. 매주 평균 650명이 넘는 출석을 허락해 주셨고, 마지막 주간에는 평균 700명을 넘어서더니 마지막 날에는 1000여명의 성도가 새벽을 깨우는 감격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이것 자체가 이미 기적이었습니다. 수많은 간증들이 터져 나왔고, 실제적 기적을 체험케 했으며, 무엇보다 교회의 영성을 새롭게 하는 계기(momentum)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동원한 것도 아니고, 조직력이나 맨 파워가 만들어 낸 결실이 아니었습니다. 성령께서 하신 것입니다.

셋째로, 온 성도가 하나님의 새 비전을 보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됨을 애써 거부하려는 분들도 계시지만 성령께서 하시는 일은 누구도 막아설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위기가운데서 더 큰 은혜를 베푸십니다. 더 무릎 꿇게 하시고, 더 부르짖게 하시며, 더 깊은 능력을 붙들게 하십니다. 이 동일한 하나님이 다가 오는 새 해에도 우리를 붙드실 줄 믿습니다. 이 믿음으로 밝은 새해를 맞이하시고 모든 계획들을 이루시길 축원합니다.